[IT동아 남시현 기자]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8년, 당시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08 맥월드 엑스포에서 처음으로 맥북 에어를 공개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풀 사이즈 키보드와 13인치 디스플레이를 희생하지 않고 가장 얇은 노트북을 만들었다”라면서, 종이봉투에서 맥북 에어를 꺼내 들었다. 당시 노트북들은 방열 성능 등의 한계로 인해 두께와 무게를 희생하는 편이었지만, 노트북도 얇고 가벼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전 세계 노트북 시장의 추세가 바뀌기 시작했다.
애플 맥북 에어 2023 15형 모델. 출처=IT동아
15년이 지났다. 맥북 에어는 2년 뒤인 2010년부터 13인치와 11인치 모델로 각각 출시되었으며, 2018년에는 단종되리라는 예상을 깨고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새로운 형태로 다시 시장에 섰다. 이 폼팩터는 M1 칩을 탑재할 때까지 유지되었으며, 2022년 M2 칩이 등장하면서 각진 형태의 4세대 맥북 에어가 등장했다. 그다음 순서로 등장한 제품이 올해 WWDC 23(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등장한 4세대 맥북 에어의 15인치 모델, 애플 맥북 에어 15다.
15인치로 확장된 맥북 에어, 어떤 제품?
리뷰에 사용된 색상은 미드나이트며, 스타라이트와 스페이스 그레이, 실버 색상도 선택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맥북 에어 15는 작년에 출시된 M2 칩 기반 맥북 에어 13과 거의 동일하며, 디스플레이만 13.5인치에서 15.3인치(대각선 38.9cm)로 바뀌었다. 차이점이라면 13인치는 8 및 10코어 GPU 모델 중 고를 수 있지만 15인치는 10코어 GPU 단일 모델이다. 또 13인치는 4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이지만 15인치는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한다. 배터리는 13인치에 52.6Wh, 15인치에 66.5Wh를 탑재해 두 제품 모두 무선 인터넷을 연속 15시간 쓸 수 있다. 사실상 크기만 다른 같은 제품이다.
맥북 에어 라인업에 15인치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는 맥북 에어 라인업에 대한 전략이 바뀌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애플 실리콘 등장 이전의 맥북 에어는 프로 라인업의 보급형이었다. 하지만 애플 실리콘이 등장하면서 맥북 프로 라인업이 260~350만 원대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보급형인 맥북 에어 라인업이 기존 맥북 프로 라인업으로 올라섰다.
가격대도 인텔 맥북 프로만큼 오르긴 했지만, 기존 사용자가 납득할 만큼 디스플레이나 실사용 성능 등이 크게 강화됐다. 다만 기존 15.6인치 제품에 대한 대체 수단이 없었는데, 이 부분을 이번에 15인치로 출시하면서 간극을 메웠다.
디스플레이는 크기만 다르나, 스피커 성능 향상돼
디스플레이는 15.3인치, 2880x1864 해상도를 지원한다. 출처=IT동아
크기는 13인치가 두께 1.13cm, 가로 30.41cm, 세로 21.5cm, 무게 1.24kg이며 15인치가 두께 1.15cm, 가로 34.04cm, 세로 23.76cm, 무게 1.51kg이다. 두 제품을 나란히 두면 가로 세로 길이에 따른 차이밖에 없을 정도다.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늘어난 만큼에 딱 맞춰 커진 2880x1864 해상도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밝기와 색영역은 두 제품 모두 500니트에 P3 색재현력을 동일하게 지원한다. 웹캠 역시 FHD를 지원하는 1080p 페이스타임 HD 카메라가 탑재되며, 마이크도 3 마이크 어레이가 동일하게 탑재된다.
좌측에 맥세이프, 썬더볼트 4 단자 2개, 우측에 오디오 단자가 있다. 출처=IT동아
대신 내부 공간이 커진 덕분에 스피커는 두 개의 트위터 및 두 개의 우퍼로 구성된 4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에서 두 개의 트위터와 두 개의 포스 캔슬링 우퍼로 구성된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포스 캔슬링 우퍼는 스피커 드라이버 두 개를 맞닿게 배치해 소리를 왜곡하는 진동을 줄인 우퍼고, 트위터는 고음역대를 처리하는 드라이버다. 덕분에 실사용 시 음장감은 13인치와 체감할 정도로 향상돼 영상 감상의 깊이감이 좋아졌다. 물론 맥북 프로 16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긴 하다.
팬리스로 구동되는 M2 칩, 성능도 13인치와 비슷해
애플 맥북 에어 15는 13과 동일한 M2 칩이 탑재된다. M2 칩은 4개의 성능 코어 및 4개의 효율 코어로 구성된 8코어 CPU와 10코어 GPU로 구성된다. 13인치는 8코어 GPU 모델을 선택할 수 있지만, 15인치는 이보다 조금 더 비싼 10코어 GPU 제품만 선택할 수 있다. 저장 장치는 최소 256GB부터 512, 1TB, 2TB를 각각 선택할 수 있고, 통합 메모리는 기본 8GB에 16GB, 24GB까지 선택할 수 있다. 13과 15 모두 프로세서 및 메모리 구성에는 차이는 없으며, 팬리스 구성인 만큼 실사용 성능에도 큰 차이는 없다.
쿨링팬이 없기 때문에 부하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작업에서는 지속 성능이 떨어진다. 출처=IT동아
애플 M1 및 M2 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 제품군은 모두 쿨링팬이 없는 팬리스 노트북이다. 소음이나 진동이 없다는 장점은 있지만, 발열 해소가 어렵고 과열 시 칩 성능이 온전히 발휘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M1 맥북 에어의 경우 그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M2 칩부터는 성능 향상에 따른 발열 증가로 그만큼 성능 저하도 있는 편이다.
과거 M1 및 M2 맥북 에어에 3D 렌더링을 20회 실행한 뒤 초기 결과와 마지막 결과를 비교해 성능 저하 수준을 확인하는 3D마크 : 와일드 라이프 익스트림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M1 맥북 에어가 20회 진행 시 성능이 89.5%까지 유지한 것에 비해 M2 맥북 에어는 65.3% 정도만 유지했다. 물론 이번에 새로 진행한 테스트도 66.6%를 기록해 오차 범위 내 성능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좌측이 M2 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 2022 13인치 모델, 우측이 M2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 2023 15인치 모델 결과다. 출처=IT동아
보통 팬리스 장치의 경우 별도로 방열을 해소하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하우징(뼈대)으로 열기를 해소한다. 맥북 에어 역시 금속 외관으로 열을 해소하기 때문에 면적이 넓어진 만큼 성능에 근소한 차이는 있었다. 13형 모델의 경우 1회 차에 6700, 2회 차에 6400, 3회 차에 5400, 4회 차부터 20회 차까지 4800~900선을 유지한다. 반면 15형 모델은 1회 차에 6800, 2회 차에 6700, 3회 차에 6500, 4회 차에 6000, 5회 차부터 20회차까지 4800~5000 사이를 유지한다.
면적이 넓어진 만큼 코어가 더 빠르게 방열되고, 근소하지만 성능도 조금 더 높게 유지한다. 물론 1년 사이 프로세서 최적화 등이 있었을 순 있으니 무조건 방열이 뛰어나다고 보긴 어렵다. 13인치와 15인치에 따른 성능 차이는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선택하자.
실제로 게임을 돌려본 결과, 최대 109도까지 올랐지만 일반적으로는 70~80도 사이를 오르내렸다. 출처=IT동아
그래도 실사용 측면에서는 방열이 잘 이뤄지는 편이다. 2016년 출시된 ‘히트맨’을 FHD 해상도 높음 옵션으로 플레이해 본 결과, 연산 처리가 많은 장면에서 최대 109도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13형과 동일하다. 통상적으로 반도체의 발열 상한선은 135도에서 150도 수준이므로 큰 문제는 없다.
이 상태에서 화면을 전환하면 몇 초 내로 온도가 하락했고, 일반 장면에서는 70~80도 사이를 유지했다. 발열 해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번 피크(Peak)를 기록한 이후 온도 제어가 어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즉각 온도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상태로 30프레임에서 50프레임 사이를 유지했으니 성능 안정성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
맥OS 소노마로 접근성 더 늘어날 맥북 에어
애플 실리콘이 등장하면서 맥OS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오는 가을 출시되는 맥OS 소노마는 데스크톱 위젯 기능과 새로운 화상회의 기능, 강화된 사파리 브라우저 및 암호, 패스키 기능 등이 탑재된다. 특히 게임 모드를 활용해 게임 시 성능이 강화되는 건 물론, 새로운 게임 포팅 툴킷을 활용해 윈도우 게임 제작자가 손쉽게 윈도우 게임을 맥OS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됐다. 즉 시스템 자체의 활용도가 증가하는 한편, 그간 맥OS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게임 플레이도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13인치와의 차이점은 크기, 그리고 6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이다. 출처=IT동아
맥북 에어가 팬리스 모델이긴 하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기동성이 좋다. 여기에 맥OS 소노마로 활용성까지 좋아지면 실사용 성능에 대한 만족도는 훨씬 좋아질 것으로 본다. 과거의 맥북 에어가 소형 혹은 경량화, 보급형 제품이었다면 현재의 맥북에어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합리적인 구성과 경량화를 위한 제품으로 보아야 한다. 이번에 등장한 15인치로 그 입지는 더욱 견고해졌다.
가격대는 256GB를 장착한 모델이 189만 원대, 512GB를 탑재한 모델이 216만 원대다.16GB 통합 메모리는 27만 원이, 24GB 통합 메모리는 54만 원이 추가된다. 13인치 모델의 256GB가 159만 원대, 512GB가 199만 원대임을 감안하면 딱 20만 원씩 차이 난다. 어떤 제품을 고를지에 대한 선택권이 넓어진 만큼, 맥북 에어의 인기도 한층 올라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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