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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없는 천사, 그리고 빵 껍질

nasic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1.30 01:12:24
조회 1762 추천 0 댓글 11




집없는 천사 (Sans Famille), 엑토르 말로 (Hector Malot) 작 (배경 19세기 후반 프랑스) ------

 

이제 가로폴리가 감옥에 간 상태이고 보니, 난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전 돈이 한푼도 없어요." 그 애는 덧붙였습니다. "어제부터 아무 것도 못 먹었고요."

 

나도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불쌍한 마티아에게 뭔가 줄 정도는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의 마티아처럼 굶주린 배를 움켜쥔 채 툴루즈 근방을 헤매고 다닐 때, 누군가 내게 빵 껍질이라도 주었다면 얼마나 고마왔을까요. 

 

"내가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난 그렇게 말했습니다.

 

난 길모퉁이의 빵집에 가서 롤 빵을 하나 가지고 돌아와 마티아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순식간에 먹어치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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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없는 천사라는 동화책(?)을 국민학교 저학년 때 읽었습니다.  그때는 이 이야기의 배경이 어디인지도 몰랐고 작가가 누군지도 몰랐습니다만,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은 납니다.  학교 안다니고 개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이야기도 매혹적이었고, 특히 (이러면 안되는데) 알고보니 주인공이 가난한 고아가 아니라 부잣집에서 잃어버린 아이더라 하는 내용이 아주 유혹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들에 그토록 집요하게 출생의 비밀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도, 알고 보면 드라마 작가들이 저처럼 어린 시절 집없는 천사를 감명 깊게 읽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은 사실 동화책이 아니고, 작가 말로는 분명히 성인용 소설로 이 책을 썼습니다.  그러나 본의아니게, 전세계적으로 이 작품은 아동 문학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지금도 성인들은 고사하고, 청소년들이 읽을 명작 소설 리스트에도 들지 못하고, 항상 아동용 버전으로만 읽힙니다.  저도 어렸을 때 무슨 문고본으로 읽었는데, 다행히 거의 풀 버전에 가까운 것으로 읽었나봅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부분이, 밀가루를 볶아서 루(roux)를 만드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 것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대부분의 아동용 문학이 그렇습니다만, 역시 이 작품도 일본 TV 만화판으로 더 많이 익숙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거 일본 만화 맞지요 ?  아니면 대략 난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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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도 잠깐 나오지만, 이 소설에서는 빵껍질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가령 주인공 레미가 광산에서 일하다가 매몰 사고가 일어나서 지하에 갇힐 때도,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빵껍질로 연명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틀림없이 그 장면이 기억이 나는데, 최근 다운받은 영문판 버전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그 부분이 없네요. 제 기억이 잘못되었거나, 아니면 제가 다운받은 영문판 버전이 제가 읽은 한글판보다도 더 축약판인가봐요.)

 

주인공 레미가 빵껍질을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녔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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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맛이 없다는 점이지요.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 피자 테두리 부분 좋아하는 사람은 봤어도 빵껍질 좋아하는 사람은 못본 것 같습니다.  레미는 아마도 (프랑스니까) 바게뜨 빵을 먹었을텐데, 특히 바게뜨 껍질은 매우 단단해서 먹기가 좀 그렇습니다.  미국식 식빵만 해도, 테두리를 잘라내고 먹는 아이들이 꽤 있지요.  호텔이나 뭐 그런 고급스러운 곳에 나오는 샌드위치는 식빵 테두리 잘라내고 나온 것들이 많습니다.  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 나폴레옹의 부하 병사들이 폴란드 등지에서 현지 식량을 무자비하게 징발하면서, 빵의 부드러운 속만 빼먹고 빵껍질은 내버려서, 굶주린 현지 주민들의 뿌리깊은 원성을 샀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결국 사람 입맛은 다 비슷한 거지요.

 

두번째는 보존성입니다.  빵은 포장을 잘 해두지 않으면 곧 말라서 못먹을 지경이 됩니다만, 빵껍질은 이미 마른 부분이라서 더 마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또 상대적으로 빵 속보다 수분이 적어서 상할 염려도 더 적지요. 

 

이러한 이유로 레미는 일단 빵 속 부분만 먹고 빵 껍질은 나중에 배고플 때를 대비해서 주머니 속에 쑤셔 박아둔 것입니다.  한마디로, 찬밥 취급을 당하는 거지요.

 

하지만 최근들어 빵 껍질에도 볕들날이 생겼습니다.  빵 껍질 속에 항산화 물질 및 항암 물질이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 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02-11/acs-bca110402.php 참조)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로닐-리신 (Pronyl-lysine) 이라는 물질은 원래 빵의 재료인 밀가루에는 없지만, 구워진 빵 속에 생기며, 특히 빵 껍질 부분에는 빵 속 부분보다 8배나 많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항산화 물질은 일반적으로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특히 이 프로닐-리신은 결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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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입니다.  제 짧은 생각으로는, 이 프로닐-리신 효과를 위해 빵을 먹느니 그냥 현미 밥을 먹는 것이 훨씬 효과가 더 클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귀 댁의 자녀들이 빵 껍질 먹기 싫다고 잘라내는 것을 보면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말을 해주는 것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써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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