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남자를 보는 시선에는 부당하게도 늘 비난과 야유의 성분이 섞여 있었다. 그러나 그 시선(정확하게는 한국적인 문화)은 근대 이후 한국의 남성복을 서양과 비교해서 결정적으로 후퇴시킨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건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주체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남자들조차 그들의 복식과 패션에 관해서만은 여자들에게 의존하게 만든 일종의 주술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옷입기’의 기본과 원칙을 모른다. 우리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제대로 된 옷입기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다. 당신 자신도 옷에 대해 잘 몰랐고, 또 옷입기 따위는 사소한 일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우리가 입는 옷은 결코 사소하지 않으며 과소평가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가 착용한 수트와 셔츠, 액세서리는 타인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를 성공자, 실패자, 순응주의자, 반항주의자, ‘신중맨’ 또는 ‘대충맨’으로 평가하는 주된 기준이 바로 외모라면 룩에 의한 판단이 어떻게 피상적이라는 말인가. 재킷 속에서 밖으로 조금 드러난 칼라와 커프스에도 성품이 드러나는데. 　귀찮아서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고 변명하는 남자들이 있다. (사실은 많다) 그러나 여기서 ‘귀찮다’는 말은 사실 부족한 감수성과 호기심을 위장하기 위해 쓰이는 말이 아닐까. 마치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하거나 운동을 하지 못한다는 변명과 같은 그 말은 얼마나 이 나라 남성들을 드라마틱하게 스타일과 멀어지게 했던가. 물론 옷을 입는 데 하루동안에 쉽게 익힐만큼 단순한 법칙만 있는 건 아니다. 이 책에서 일반화하는 모든 사실도 그 진지한 무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예외가 있을수 있다. 또 각자에겐 나름의 스타일이 있고, 누구나 자신의 취향이 있으므로 전체적인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타이와 양말, 포켓스퀘어를 똑같은 색으로 맞추는 게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칙은 분명히 있다. 　요즘 많은 남성들이 말하는 “어떻게 하면 옷을 ‘잘’ 입을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중요하지만) 부정확하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직업이라는 가치에는 어떤 보편적인 원칙이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 남성에게 중요한 것은 몇 개의 앙상한 패션코디법이 아니라 스타일을 보는 철학과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옷을 ‘제대로’ 입을수 있을까?” 가 좀더 정확하고 근본적인 물음이 된다. 이 소중한 의문에 대한 진지한 해답을 나는 ‘클래식’에서 찾는다. 　클래식은 조용하고도 역사적인 권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전통적인 복식이다. 클래식한 옷은 배경과 융합한다. 클래식한 옷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고전작품들이 그런 것처럼 장인의 작품이자 심미학의 산물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스타일이 좋은 남자들은 항상 클래식한 옷을 선택했으며, 거기에 나름의 개성을 부여했다. 클래식한 옷의 질리지 않는 우아함은 남자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는 데다 유행을 타지 않아 자산 가치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사실 반드시 선천적인 재능이나 특별한 비법이 있어야 옷을 제대로 차려 입거나 현명하게 구입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게다가 우리 남자들은 의외로 옷 잘 입는 법을 빨리 터득하는 종족 아닌가. 나는 복잡한 브랜드들을 이해하고, 저 혼잡스러운 매장들 속에서 클래식한 옷을 찾는 법, 또 그렇게 찾은 옷을 제대로 입는 법, 잠시 지나가는 유행과 정통 스타일의 차이를 구분하는 식견에 관해서 본격적으로 들려주고 싶다. 한국 남자들이 옷을 잘 못 입는 이유는 딱 네 가지다. 첫째, 옷을 입는 방법에 대해서 도무지 배운 적이 없다. 둘째, 아내나 여자친구(때로는 엄마!)가 골라주는 대로 입는다. 셋째, 예쁘게 생긴 판매원이 권하는 옷을 산다. 넷째, 디자이너가 하라는 대로 한다. 분명 여자는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남자들의 소중한 파트너다. 그러나 한국 남성복의 영역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좀 줄어야 한다. 물론 대다수의 여자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그를 너무 사랑해요. 그가 항상 멋지게 보였음 하는 건 당연하지 않나요?” 한국의 남성복 매장에서 수트의 사이즈, 소매나 바지의 길이를 결정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여자에게 달려 있다. 새로 론칭하는 남성복TV 광고가 상당한 비율로 여자들만 본다는 아침드라마에 붙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자들은 오랫동안 패션업계에 의해 최신유행, 파격적인 것, 어딘가 튀는 것, 다리가 길어 보이는 바지 코디법, 팔뚝이 얇아보이는 길이의 소매 등에 대해서 학습받아왔다. 여자라면 누구나 지위나 경제력에 상관없이 패션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이 선명한 철학은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옷에 관해 조언할 때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여자들은 여성적 관점에서 본 세련된 옷차림만을 강요한다. 그 취향들은 클래식 남성복들의 원칙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유럽의 남성복 매장에 가도 남자들은 파트너로 보이는 여자들과 쇼핑을 한다. 그러나 그녀들은 매장 소파에 조용히 앉아 잡지를 보거나, 신중히 옷을 고르는 남자를 지켜본다. 어떤 상황에 맞는 옷을 매니저와 함께 신중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남자들인 것이다. 남자가 입을 옷인데 남자가 선택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출처: 웹상 　 　 ------------------ 본인도 한국남성이지만, 부정할 수는 없는 글입니다. 20대 후반부터 남성복식에 관하여 관심이 많았는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결국은 "노멀, 클래식" - 도서관 한켠에 오래된 [남성복식]의 고전전 스타일인 "기본"에 안착하더군요 ^^ 그 말이 정말 옛날 의상을 입는다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맞다는 기준, 색의 선택기준, 스타일과 TPO(시간,장소,목적)에 맞는 복식.... 그렇다고 남성잡지에 나오는 극초상향층을 목표로 하는 초호화고가사치품을 두르는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된장남/녀"로 지향하는것도 아닙니다. ^^ 남자들은 대부분 애들옷에서 갑자기 아저씨 옷으로 변경되는 것... 그게 대부분의 흐름인 것 같은 생각. 수많은 청바지의 모델넘버/ 나이키,아디다스, 푸마 등의 스니커스 이름 외우는 시간을 조금만 다른곳에 투자해 자신에 몸에 맞는 기준의 수트, 95-100-105로 나뉜 셔츠가 아닌 내 몸에 맞는 셔츠가 어떤것이 있는가에 대한 조금만 연습하는것도 좋을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