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발 등 지구 멸망을 가정해 설립된 대규모 국제 종자 저장소가 식물 마니아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노르웨이에 자리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스발바르 세계 씨앗 저장소)는 개설 15주년을 기념, 고해상도 버추어 투어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운영 중이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통하는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는 북극권에 속하는 스발바르 제도에서 가장 큰 스피츠베르겐 섬의 산허리에 자리한다. 극지방인 데다 아주 외딴곳에 지어져 평생 이곳을 찾을 일반인은 별로 없겠지만, 스발바르 저장소는 누구든 쉽게 시설 내·외부를 둘러볼 기회를 마련했다.
버추어 투어는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의 곳곳을 인터넷을 통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설 외부는 물론 내부를 층별, 종자별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의 실제 사진 수 천장을 활용한 버추어 투어는 마우스 조작만으로 진행된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에서 가장 큰 스피츠베르겐 섬 산허리에 지어진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 2008년 오픈했다. <사진=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 VR 투어 공식 홈페이지>
이곳에는 사람들의 잘못으로 멸종 위기에 몰린 세계 각지의 식물 종자들이 보관돼 있다. 대규모 산불, 질병, 자연재해나 핵 전쟁에 대비해 운영되는 식물 은행인 셈이다.
외계인이 만든 유적 같은 독특한 외관을 가진 이곳은 지하 저장고에 식물 종자 총 120여만 개를 보관 중이다. 15주년을 기념한 이번 투어는 기본 영어를 비롯해 아랍어와 중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불어 등 다국어를 지원한다. 화면 상단 우측의 설정(톱니바퀴) 탭을 누르고 접근성 위젯을 켜 맨 아래에서 언어를 바꿔주면 한국어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언어 설정을 마쳤다면 본격적인 종자 저장소 투어가 시작된다. 먼저 기본적인 사용법을 알고 싶은 사람은 첫 화면의 '스타트 투어(START TOUR)' 아래 'help video'를 눌러 설명을 볼 수 있다.
층별 보관실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온 종자를 확인할 수 있다. 3D 게임처럼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진=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 VR 투어 공식 홈페이지>
버추어 투어는 화면에 표시되는 화살표 탭을 이용해 시설 곳곳에 접근할 수 있다. 마우스를 드래그하면 화면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화면의 확대·축소도 가능하다. 간혹 표시되는 그림 탭을 누르면 해당 구간의 주요 시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구글맵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요령이어서 인터넷이 서툰 사람도 어렵지 않게 견학할 수 있다.
음성 가이드를 지원하는 정보들은 화면 오른쪽 하단에 탭이 뜬다. 이를 누르면 가이드가 재생된다. 화면 상단 토글 스위치를 이용해 낮과 밤 등 시간대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다.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소 관계자는 "2006년 착공해 2008년부터 운영되는 우리 저장소는 그간 120만 종이 넘는 종자들을 모았다"며 "올해 설립 15주년을 맞아 이곳을 아직 접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을 위한 특별 온라인 투어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스발바르 국제 종자저장소 버추어 투어 바로가기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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