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보다 어감이 쎈 말이 있다.

친구, 이웃은 많이 쓴다.

벗이란 말은 문어체로 종종 쓴다.

기독교에서는 형제, 자매라고 쓴다.

불교에서는 보살, 불자, 법우라고 한다.

정당에서는 동지라고 한다.

군대에서는 전우라고 한다.

회사에서는 동료라고 한다.

그런데 동무란 말은 모든 한국인 뇌에 쳐진 철조망을 건드린다.

해방 초기에는 "동무들아 오너라", 어깨동무, 말동무, 길동무 이런 말처럼 친구보다 많이 쓰는 말이었다.

하지만 동무가 북측에서 comrade의 뜻으로 쓰이면서

한국에서는 금기어가 됐다.

오프라인에서 주위 사람한테 "동무야 놀자" 이런 말 하면 주위 사람 머리 속에 국가보안법 프레임 버튼을 트리거 해서 몇초간 기계적으로 자동으로 떠오르게 되어있다.

랩배틀을 할 때도 이런 말을 쓰면 사고지연(retardation of thought)이 나타나게 된다.

한국인들 나이 먹으면 외국인들보다 인지능력과 창의력 노화가 빨라지는데 그 원인을 국가보안법에서 찾기도 한다.

국가보안법은 극소수에게만 적용되는 사실상 사멸한 법이 아니다.

오늘날 모든 한국인의 뇌 속에 쳐진 철조망이고 우리를 강력하게 검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