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응원받으며 경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김보름은 19일 오후(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5위를 기록,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8분16초81, 총점수 6점의 기록을 남겼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특징을 합친 매스스타트는 총 16바퀴로 구성돼 있다. 4바퀴, 8바퀴, 12바퀴를 1∼3위로 통과하는 선수들에게 각각 스프린트 포인트 3, 2, 1점이 차례로 주어진다. 마지막 결승선에 가장 많은 점수가 걸려있다. 1위 60점, 2위 40점, 3위 20점, 4위 10점, 5위 6점, 6위 3점이다.
후방에서 출발한 김보름은 초반 레이스를 통해 경쟁자들을 탐색했다. 중간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뒤에서 계속 막판에 치고 올라갈 기회를 엿봤다.
두 바퀴를 앞두고 김보름이 크게 움직였다. 한때 선두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한 바퀴를 남겨두고 더 큰 변동이 일어나는 사이 김보름은 다시 5위로 처졌다. 그리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 2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보름은 지난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 종목 은메달 리스트다.
경기 후 김보름은 눈물을 보이며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여기 오기까지)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오늘 이렇게 그래도 경기를 잘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입을 뗐다.
이어 “경기 전부터 후회 없는 레이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할 수 있는 만큼 경기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5위라는 성적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더불어 “다시 올림픽에 설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 두렵기도 했다. 사람들이 아무도 날 응원해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생각도 했다. 많은 응원을 받았다. 포기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4년 전 평창 무대 때 그는 아픔을 겪었다. ‘왕따 주행’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김보름은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33, 은퇴)과 큰 격차를 보였다.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해 홀로 이기적인 레이스를 했단 것과 동시에 ‘왕따 주행’ 비난을 샀다.
팀추월은 마지막 주자의 기록이 팀 기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앞선 주자가 뒤따라오는 주자들을 이끌어주는 것이 통상적이다. 김보름에게 비난이 쏟아졌던 이유다. 김보름은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면서 억울함을 씻었다.
김보름은 "이 자리에서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경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거듭 감사함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지금 흘리는 눈물은 슬픔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단 기쁨의 눈물"이라고 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