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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언어영역 공부법

가시설반장님(14.58) 2023.05.21 05:27:21
조회 612 추천 5 댓글 0

  개뜬금 없겠지만 나는 지금 노가다 반장하고 있는 40대 아저씨임. 한양대 에리카 국어국문과 00학번이고. 언어영역은 00. 01. 02때만 풀어봤고 세 번 시험 다 합쳐서 1문제 2문제 2문제 이 정도 틀렸나 그럴거야. 애들 가르쳐본 경험은 중등부에서 고1까지 그냥 동네학원에서 국어 주임 2년 정도 아르바이트 겸 했던 거랑. 대학생 단위 문학상 장원 같은 거 한 적 있고, 동아리 단위에서 시집 몇 번 내서 한양대 시 도서관에 시화랑 내 이름도 들어간 책 두 권 전시되 있고. 대학에서 후배들 시 읽고 가르쳐주는 모임 같은 걸 취미로 오래했는데. 그 친구들이 지금 현직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 입시반 학원 선생님 많이들 하고 있어. 현직은 아니고 처음 말한데로 노가다 하는 사람이지만, 한 때는 예비 학교나 학원 국어선생님들한테 어려운 시 같은 거 해석해주고 그런 모임을 오래했었다 이 정도. 

  본론부터 말하면, 국어를 어느 정도 수준이 아니라 아주 잘 하려면 결국엔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다는 거야. 수학 문제 푸는 거 재밌어 하는 이상한 애들 있잖아. 걔들 수학으로 못 이기는 것처럼. 그냥 평소에 책을 읽는 사람이랑 아닌 사람은 외국에서 살다온 사람이랑 아닌 사람이 영어 공부하는 것만큼 차이가 많이 나는 게 현실이야. 나는 중학교까지 가방이 무겁다고 학교에 가방도 안 들고 다니고 숙제이런것도 해본 적이 없어서 맨날 혼나고 공부 못하는 애였거든. 대신에 책은 한 권씩 꼭 들고 다니면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상 밑으로 읽고 그랬었는데. 단순한 무협지 판타지 소설 이런거부터 읽다가 나중엔 책방에 읽을 책이 없어서 도서관에서 세계 문학 같은 소설도 좀 빌려서 읽고 그랬던 같애. 내신 당연히 존나 점수 안나오고 우리 땐 때리던 때라 선생님들한테 드럽게 맞기도 많이 맞았는데, 첫 모의고사 보는데 220점인가 맞더라. 그 때 언어가 110점 조금 넘고 나머지 과목 다 합쳐서 110점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뜬금없이 모의고사에 언어영역 전교 1등하고 그 때부터 정신차려서 공부해서 대학가고 그랬음. 재수 없는 얘긴데, 그냥 나는 첫 모의고사부터 지문 읽고 그 담에 문제 풀고 하면 웬만하면 다 맞으니까 고등학생 때까지는 언어 영역은 특별히 공부 법 같은 거 고민해 본 적이 없기는 했음.

  점수를 어떻게 올려야 되나 고민하게 된 거는 친구들 가르쳐 줄 때랑 학원 선생님 할 때부터 인데. 나는 다른 과목 잘하는 친구한테 그 과목 배우고, 공부 좀 열심히 했던 애들이 언어는 보통 우리 반에선 선생님보다 나한테 물어보는 애들이 많았거든. 그래서 친구들한테 이거는 이런 거다 설명해주다 자연스럽게 깨달은 건데 언어영역이랑 사회 과목까지 포함해서 가장 효율이 좋은 공부 법은 역으로 그걸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주는 거더라고. 무슨 말이냐면 내가 맞춘 문제도 좀 정확히 이해 못한 거 있잖아. 그걸 내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다 보면 100퍼센트로 완전히 이해가 되는 원리야. 예를 들면 나는 언어영역 어떻게 공부했었지. 같은 주제로 여기다 이렇게 글을 쓰다가 보면 글을 쓰면서 혼자서 정리가 되는 거거든. 설명도 마찬가지야.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 때, 어느 순간 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혼자서 하고 있는 거야. 이 문제는 내가 어떻게 다른 친구한테 설명을 해줘야겠다. 중학교 때 사회나 국사 이런 거 암기 과목들이 짝궁이랑 서로 문제를 내다 보면 확실히 외워지잖아. 확실히 외웠으니까 내가 다른 친구에게 문제를 낼 수가 있는 거고. 문학이든 비문학 같은 언어 영역도 어떤 글을 완전히 100퍼센트 이해하려면 그 내용을 내가 다시 누군가에게 설명해 줄 정도가 되야 하는거고. 설명해 줘야겠다 하는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혼자서 글을 읽고 문제를 풀면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가 있다는 거지. 애초에 글을 읽는 자세나 태도부터가 다르다 보니까 남들 보다 뛰어날 수가 있는거야. 간단히 예를 들어보면.

  레 미제라블이라는 소설이 있다고 쳐봐. 그냥 재미로 읽는 사람이 있고. 누가 읽어보라고 하니까 읽는 사람이 있다고 치면, 내가 누군가한테 이 책을 가르쳐줘야 돼. 혼자 상상하는거야. 선생님 레 미제라블이 무슨 뜻이에요? 레는 사람들이고 미제라블은 비참한 불쌍한 뭐 그런 뜻이야. 이렇게 책을 읽기 전부터 들어가니까. 아 이 책 내용은 당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 같은 걸 그린 이야기겠구나. 하고 남들보다 되게 유리한 위치에서 글을 읽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언어 영역 핵심이 독해인건 다들 알잖아. 독해의 핵심이 뭐냐면 11명이 뛰고 있는 축구 경기 같은 거거든. 공 잡은 선수만 보고 있으면 그냥 축구 경기 한 게임 재밌게 잘 보고 마는 건데, 공을 안 잡고 있는 선수들이 왜 저렇게 움직이고 경기장에서 맡은 역할이 무엇이고. 하는 각 문장의 기능적인 역할 들을 거의 본능이나 감각적으로 읽는 순간 빠르게 구분하는 거란 말이야. 무슨 말이냐. 레 미제라블. 제목 이잖아. 제목은 보통 뭐야. 작가가 작품에 담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축약해 놓는 경우가 많잖아. 이런걸 누구한테 설명해야 되니까 제목부터 제대로 읽고 이해하고 넘어가게 되는거야.

  문장으로 예를 들면, 축구는 골을 넣는 경기고 글은 메시지를 전달 하는 게 대부분 우선이라고 치면, 공을 가지고 골을 넣는 손흥민 같은 역할을 하는 문장이 있겠지. 보통 문단 단위로 손흥민이 한 명씩 있는데 얘가 중심 문장이란 말이야. 어떤 글을 읽을 때 최소한 한 문단에서 이 문장이 공을 가지고 있구나 직관적으로 알아야 하는거고. 거기서 더 정확히 이해하려면 다른 문장들이 뭐를 하고 있는지 기능적인 면을 이해해야 되는거야. 보통 설명을 뒷받침 한다거나 자세히 푼다거나 예를 들고 있거나. 하는 정도만 글을 보면서 그 문장의 역할만 알고 있어도. 그 내용이 아무리 어려워도 문맥으로 정확히 이해되고 넘어 가진다는 거지. 이해안되는 어려운 말같은거 그냥 넘어갈 수가 있다는 거야. 너희들이 어려워하는 상징적인 표현이 많은 문학 작품을 예로 들어 볼께. 

 '매일 밤 삶에서는 한웅큼의 모래가 떨어졌다. 사람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럴 때마다 입에서 마른 모래가 쏟아졌고 새벽의 잠자리는 서걱거렸다.' 이거는 내 자작시 내용 중에 하나 인데, 매일 밤 삶에서 모래가 떨어지는게 중심 문장이고, 사람들이 서로 사랑한다고 말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봤자 새벽이면 존나게 외롭고 고독하다 하는 내용이 김민재나 미드필더쯤 되는 거잖아. 뒤에 두문장은 뭐하고 있는거냐면 삶에서 모래가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형상화 하고 있는거야. 괜히 이상한데 꼽혀서 작가의 의도가 어떻게 이런거 따지는 게 아니라 문장이 저기서 하고 있는 역할을 봐야 된다는거지. 아 쟤는 미드필더구나 하고 그냥 넘어가면 되는거야.

  또 하나, 언어 영역이나 그 중에 특히 독해를 잘하기 위해서 중요한 요령은 뭐냐면. 사회 과목을 예로 들어 볼께. 사회 같은 암기 과목을 잘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서사를 만드는 거거든. 그러니까 무슨 암기법 그런 원리랑 비슷한 건데. 특별히 외우지 않고 그 내용들을 쭉 이어서 서사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외워지는 원리란 말이야. 예를 들어 빗살무늬 토기 -> 빗살 -> 고등어 칼집 -> 화기와 관련 -> 그릇 -> 농경 사회 -> 정착 생활/ 잉여 자원 -> 지배층과 피지배층 -> 지배층을 상징 할 수 있는 유물 -> 고인돌 등등... 대충 이런식으로 서사로 이해하면 특별히 암기를 안 해도 나중에는 무슨 유물 사진 같은 거 봐도 와 무슨 존나게 화려하니까 당시 귀족 문화가 발달했던 지배층이 쓰던거구나 신라겠구나. 와 존나게 크니까 왕권이 강했겠구나. 하고 때려 맞춰지고 연도까지는 못외워도 흐름을 아니까 순서 정도는 정확히 나열할 수 있게 되고 그렇단 말이지. 

  이 이야기를 왜 여기다 하냐면. 언어 영역 독해는 사회 같은 공부할 때 단편적인 것들을 연결해서 서사로 이해하고 공부하는 방식의 정확히 반대란 말이야. 그러니까 위에 저런 내용으로 글이 쭉 써져 있는 걸. 읽으면서 니가 다시 빗살무늬 토기. 농경 사회. 고인돌 이런 식으로 분류해 낼 수가 있어야 돼. 원리는 국어나 사회나 똑같은건데 단편적인 거를 글로 쭉 쓰면 그게 봐로 언어가 되는 거고, 역사적인 서사나 이런 걸 단편적인 걸로 이해하기 쉽게 분류해서 정리해 놓으면 사회가 되는 거고.

  쓰다 보니까 말이 점점 길어지는구나. 간단하게 정리하면, 언어 계열 공부할 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군가에서 설명하거나 설명한다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문제를 풀고 글을 읽고 하는 거다. 글을 정확히 읽기 위해선 그 어려운 내용에 목 매지 말고 그 문장이 거기서 뭐를 하고 있는지 기능적인 면을 감각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비 문학은 당연하고 문학도 마찬가지다. 공 가지고 있는 애를 찾는 게 중요하지만 나머지는 거기서 뭐하고 있는지 바로바로 구분 정도는 할 줄 알아야 골이 들어간다.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현상이나 사실들을 서사로 만드는 것이 사회고 긴 서사를 내가 이해하기 쉬운 개별적인 단위로 다시 분류하는 능력이 언어영역의 독해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건 수능이 멀리 남아서 그렇게 급하지 않다면 일단은 우선 좀 책을 좀 읽어라.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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