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게임메카=류종화 기자] 사이쿄 사의 횡스크롤 슈팅 게임 '텐가이'는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게임입니다. 슈팅게임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알 만한 게임으로, 전투기가 아니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유명했죠. 특히나 오프닝에 나오는 무녀와 닌자 캐릭터는 특유의 매력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의 원제는 '전국 블레이드'로, 전작인 종스크롤 슈팅게임 '전국 에이스'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대다수 오락실 키드들은 이 작품을 '텐가이' 단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텐가이는 해외판 명칭이자 작중 등장하는 스팀의 이름이기도 하죠. 오늘은 1996년 게임잡지에 나온 텐가이 광고를 보며 당시 추억을 회상해 보겠습니다.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6년 6월호에 게재된 텐가이 광고입니다. 전체적인 광고 구성은 일본판과 똑같습니다. 전면에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5인이 나와 있는데요, 가운데 초록옷을 입은 검사가 쇼우마루, 왼쪽 위의 갑옷전사가 기계화 전사 하가네, 오른쪽 위는 게임 이름으로도 승격(?)한 스님 텐가이, 그리고 아래쪽에는 금발 닌자 유니스와 무녀 코요리가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아래쪽 여성 캐릭터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무녀 코요리의 인기가 압도적이었습니다.
광고 2면에는 좀 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지금 봐도 코요미의 복장은... 심히 자극적이군요. 참고로 어릴 때는 코요미 정도면 20대 중후반쯤 될 줄 알았는데, 프로필을 보면 19세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텐가이와 하가네, 쇼우마루, 유니스에 대한 설명도 좀 더 자세히 나옵니다.
사실 성능만 놓고 보면 히든 캐릭터인 활 든 사무라이 '아인'이 사기급이었는데, 아무래도 특수 커맨드를 입력해야 나오는 숨겨진 선택지이다 보니 게임 포스터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실제 게임 설명에도 '푸든 돌에 이끌려 전장을 떠도는 5인의 화이터들'이라고 쓰여 있으니, 아인의 정체를 꼭꼭 숨기려 했다는 것이 티가 납니다. 그 외에도 광고 1면 아래쪽을 보면 분기 시스템과 선택식 스테이지, 멀티 엔딩 등에 대한 설명이 보입니다.
텐가이 광고를 조금 더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아케이드 판 광고는 이게 전부고 세가 새턴이나 PS2 이식 때는 별다른 광고가 실리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콘솔에서의 텐가이 플레이를 조금 더 쉽게 해주던 조이스틱 광고를 소개합니다. 과거 유명했던 주변기기 브랜드 아스키에서 낸 게임패드인데요, 위쪽은 대전격투 게임에 특화된 스틱, 아래쪽은 슈팅게임에 특화된 패드입니다. 버튼 8개의 연사기능 ON/OFF가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만, 솔직히 디자인이 인체공학적으로 생기진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의 패드들이 선보여졌습니다. PC와 PS1, 세가 새턴, 슈퍼컴보이 등에서 사용 가능했던 기기들인데요, 텐가이는 당시 세가 새턴으로 출시됐으므로 저 중에서 SS화이터와 챌린저DX 정도를 사용할 수 있었겠네요. 오른쪽 아래에는 미니컴보이 화면 확대경과 구형 휴대용 게임기들이 보입니다.
참고로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텐가이의 후속작인 '전국 캐논'이라는 게임도 있습니다. 다만 사이쿄가 X-nauts에 인수된 후 핵심 개발자들이 대거 이탈한 채 만든 터라 완성도 측면에서 엄청난 혹평을 들어야만 했고, 그 결과 사이쿄의 전국 슈팅 시리즈는 끝이 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시리즈만 잘 이어갔더라도 훌륭한 IP로 남았을 텐데, 그저 캐릭터들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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