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오락실 멸종 단계.. 오락실 게임기 어떻게 수리해야 하나요?

게임동아 · 2025.04.09 00:45:16

(해당 기사는 지난 2023년 05월 18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제는 완전히 멸종 단계여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오락실 게임기들의 수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오락실이 사라졌다.. 이제 추억의 저편으로]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오락실 정비와 관련된 글을 진행하게 되었네요.

검떠: 그렇죠. 이번에 플레이엑스포가서 오락실 게임기들을 시연 했는데, 절대 쉽지 않더군요. 기기가 실시간으로 몇 번씩 고장이 나다보니... 으어.. 중간 중간 수리를 해줘야 했는데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와 이런 게임기가 있었어?' 하고 신기해하는 걸 보니 기분이 좋기도 하더군요.

조기자: 그렇긴 한데.. 우리 세대가 저물고나면 이런 아케이드 게임기도 정말 역사의 한 편으로 사라지고 말겠지요. 뭔가 씁쓸한 부분도 있네요. 오늘은 그런 기분을 연장시켜서, 오락실 게임기를 어떻게 보강해야하는지 다뤄보도록 하시죠.

플레이엑스포에서 시연됐던 아케이드 게임기들

[오락실 기판, 잠마의 이해]

조기자: 먼저 잠마에 대해서 이해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관련 게임 카페에서 명성이 자자하신 '한국산 마리오'님이 가장 잘 아시는 부분이어서요, '한국산 마리오'님께 자문을 구해서 정리했습니다.

일단 잠마가 무엇이냐.. 게임 기판을 보신 분들이 보면, 뭔가 팩슬롯처럼 끼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 팩 슬롯같은 부분이

56핀 잠마 핀아웃

조기자: 잠마는 아케이드 기판의 규격으로, 1986년데 일본 오락기기 제조 협회에서 표준을 정한 겁니다. 그전에는 각 게임사들이 저마다 독자적으로 게임 기판을 만들어서 중구난방이었거든요. 그것을 하나로 통일하자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죠.

국내에서는 '잠마'지만, 국제적으로는 '재머'에 가까운데요, 핀아웃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기 입력, 방향키 등의 조작, 소리 출력 등을 각자 위치에 맞게 표준화한 겁니다. 각 전선이 일대일로 반응하기 때문에 인풋랙이 적고 최적화되어 있죠.

검떠: 그래서.. 1986년도 이전 게임 기판들은 잠마 규격이 아닌 것도 있죠. 이후 게임들은 거의 다 잠마 규격을 따르고 있고요. 그런데 이런 잠마를 수컷이라고 표현하면 암컷 부분인 '하네스'가 있죠?

검떠: 네에. 이렇게 잠마를 꽂는 슬롯이라고 할까요. 이 부분을 하네스라고 하죠. 위에 있는 핀아웃대로 대응해서 게임기통으로 이어주는 겁니다.

왼쪽을 보면 두꺼운 까만색 선이 보이는데, 이 선을 '그라운드'라고 하고요, 그 옆에 빨간 선이 보통 5V 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5번에는 -5V가, 6번에는 12V가 주로 들어가죠.

조기자: 다만 세가 모델3 같은 경우는 3.3V가 들어가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핀배열을 해줘서 3.3V를 넣어줘야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제가 버수스시티 세팅할때 3.3V가 안나와서 고생을 좀 했었어요; 어찌 어찌 잘 마무리하긴 했습니다만.. 휴;

조기자: 전원을 입력한 후에는 조작부도 연결해야죠. 보통 조이스틱은 상하좌우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보통 18번부터 21번까지가 상하좌우입니다. 여기에 맞춰서 스틱에 상하좌우에 넣어주면 되죠. 국산 레버는 이렇게 상하좌우 나뉘어져있는 8핀 레버인데, 일본은 그라운드 4가닥을 합쳐서 5핀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기자: 버튼도 연결을 해야죠. 버튼은 22번부터 26번까지입니다. 버튼 뒷면에 넣으면 됩니다. 대중적으로 30MM 버튼을 구매해서 일제 기통에 넣을 수 있고, 삼덕사는 28MM를 사용하니 크라운 기통은 체크를 하셔야죠. 스트리트 파이터 처럼 6버튼인 경우 추가 버튼을 달아줘야 합니다.

검떠: 사운드 부분도 설명을 간략하게 해주셔야죠 ㅎ 사운드는 보통 10번에 모노로 넣습니다. 초창기 잠마는 스테레오를 지원하지 않았거든요.

조기자: 마지막으로 영상! 영상은 빛의 3원색 아시죠? RGB 싱크 그라운드 이렇게 5가닥을 연결합니다. 레드, 그린, 블루, 싱크, 그라운드 구요, 그것을 모니터 쪽에 연결하시면 됩니다. 모니터 마다 연결부가 있으니 맞게 넣어주시면 되죠!

그러면 일단 큰 규격은 해결입니다. 게임기통들이 보통 잠마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러한 게임기통의 모니터에 화면이나 전압, 사운드, 조작 등이 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기본적인 부분을 알고 계시면 스스로 정비하는데에도 큰 어려움이 없으실 겁니다.

[게임기통을 직접 보수해보자! - 네오캔디]

조기자: 자아 그러면 아케이드 게임기를 많이 개조해오신, '콜렉터보다플레이어로' 님께 자문을 구하고 캐비넷을 정비하는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캐비넷을 정비해야 이해가 될까 고민했는데요, SNK에서 내놓은 유명 게임기통 시리즈죠. '네오캔디' 캐비넷을 대상으로 정비하는 과정을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네오캔디 케이스는 전체가 다 철로 꾸며져 있어서 어마어마하게 무겁고 튼튼한 게임기죠. 이번 플레이엑스포에서도 굉장히 히트한 게임기이기도 합니다.

검떠: 흰색 바탕에 눈이 부담스럽지 않은 분홍색.. 기통 너무 이쁘네요. 가지고 싶다는 물욕이 마구 생기는 게임기통이 아닌가 싶어요.

조기자: 처음에 콜플님이 이 모델을 구했을때, 화면도 엉망이고 조작도 거의 안되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기판이 잘 구동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화면 다음으로 배선부터 정비하기 시작했죠.

일단 화면에 멍부터 빼줘야 했는데요, 멍을 빼는 방법은 대표적인 것이 '디가우저'를 활용한 방법입니다.

디가우저의 모습

조기자: 이렇게 생긴 디가우저를 이용해서 화면을 빙빙 돌리다 쑥 뽑으면 됩니다. 그러면 멍이 싹 사라지죠.

그 다음엔 배선을 정비해야합니다. 위에 언급된 잠마 핀아웃에 맞춰서 버튼을 제작해야하는데요, 콜플님께서는 체결이 쉽도록 1P와 2P를 각각 2열 15핀 커넥터로 암수로 이어주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이어주면 잠마 신호로부터 상하좌우 방향키와 버튼이 모두 완벽하게 연결이 되지요.

이렇게 아래 잠마로부터 15핀 2개가 나와있도록 구성했다

검떠: 1p 2p 커넥터만 컨트롤 패널 밑쪽에 두었군요. 중간에 배선은 싹 걷어내고... 새로 배선해서... 2열 15핀 커넥터에 뺐다 꽂았다 할 수 있게 해주니 아주 정갈하게 마무리되었네요.

배선 정리가 다 되면 잠마를 연결해보았다.

검떠: 새로 연결한 후에 전원 인가해보니... 후덜덜덜... 5.23볼트가 나오네요.

파워의 가변저항을 최고로 올려놓은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5.1 정도면 괜찮은데, 5.23은 위험한 수치죠. 잘못하면 기판이 탈 수도 있어요.

그래서 기통 파워의 가변저항을 5.0~ 5.1 정도로 내려주는 게 좋습니다.

우측 화면 조절 저항을 볼 수 있다. bright / h-sub / h-hold / v-size / v-position / h-size

조기자: 이렇게 파워 부분까지 해결한 다음에는 모니터를 조정해야합니다. 모니터에 보시면 총 7개의 저항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bright - 밝기조절

h-sub / 수평 왼쪽 오른쪽 조절 같습니다

h-hold / 수평 싱크신호 조절

v-hold / 수직 싱크신호 조절

v-size / 수직 크기 조절

v-position / 수직 위 아래 조절

h-size / 수평 크기 조절

조기자: 이 부분을 적절하게 조절해주면 됩니다. 수평/ 수직의 크기가 더 이상 조절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경우 저항을 돌려서 해결이 불가하고 브라운관에 맞춰서 마일러컨덴서 등을 교체해야하는데 그건 브라운관이랑 보드를 가지고 브라운관 수리 전문점에 가야합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니 적당히 눈을 맞춰 쓰는게 좋습니다 ㅠ_ㅠ

MVS 메탈 슬러그를 연결했다

조기자: 이렇게 콜플님이 연결했는데, 화면이 좀 어둡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FBT를 조절해야합니다. 이 부분은 꽤 어려운데요,

FBT의 아래쪽 screen 을 돌려서..밝기를 맞춰야 합니다.

FBT의 모습. 고압이 나오므로 절대 조심!! 잘못하면 감전되어 목숨도 위험할 수 있다

조기자: 모니터 기판에서 브라이트를 최고로 조절한 다음에, 그 다음 FBT의 아래쪽 다이얼... screen 을 돌려서 원하는 밝기를 맞춰 주시면 됩니다.

그 다음... 전자총 pcb에 있는 3개의 다이얼, 각각 red, green, blue 인데 이 세가지를 돌려서 원하는 '화이트'를 맞추시면 원하는 흰색 색감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왼쪽으 스크린을 조절하여 밝기를 맞추니 훨씬 화사한 화면으로 돌아왔다

완성! 이제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일만 남았다

조기자: 야야야야!!! 천지를 먹다!!! 게임 소개 멈추고 게임 한 판 하시죠 ㅎㅎ

[게임기통을 직접 보수해보자! - 크라운]

조기자: 다음으로 보수할 캐비넷은 바로 한국의 대표 오락실 캐비넷인 크라운 캐비넷입니다. 이 크라운도 집에 한 대 있으면 정말 반갑겠지요.

크라운 게임기! 잘 정비되면 더할나위없는 게임 환경을 만들어준다

조기자: 먼저 화면 좌측 상단에 멍이 있었는데, 고질적인 문제인가 싶어서 자석을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브라운관이 자기장에 민감하다보니 방향에 따라서 멍이 따로 생기더군요. 그래서 이런 경우는 주변에 자기장에 민감한 세탁기라거나 그런 기기 등을 멀리해두셔야 합니다.

디가우저로 기본적인 멍만 제거해주고... 방향만 맞춰서 사용하면 오케이입니다.

조기자: 위치를 돌려서 보니.. 자석을 떼도 멍 없이 깔끔한 화면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브라운관 모니터 보드의 R/G/B gain 값도 전체적으로 원하는 색감으로 바꾸어주었습니다. 이렇게만 바꿔도 환골탈태 느낌이 듭니다.

열쇠가 문제였다!

조기자: 그런데 아래쪽에 보니 키가 오래되어서인지 잘 동작하지 않더군요. 오래된 키박스도 교체. 보시다시피 녹이 슬어서...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전면 교체!!

검떠: 오리지널리티 유지를 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이 부분까지 고집할 필요는 없겠죠. 편하게 잘 쓸 수 있는 식으로 바꿔주면 좋죠.

조기자: 이렇게 키를 전면 교체해준 다음에는 이제 조작 배선을 다시 만듭니다. 콜플님은 이 부분은 이제 이력이 났다고 할까요, 엄청 추진력있게 빠르게 만드시더군요.

뚝딱 뚝딱.. 잠마 암놈을 순식간에 완성시켰다

조기자: 서비스 버튼과 테스트 버튼은 작은 버튼을 따로 달아서 빼주고... 볼트미터도 달아주더군요. 그리고 선이 좀 정리가 안되는 것 같아서 망사튜브도 씌워주니 아주 아름답게 마무리가 되더라구요. 깔끔하죠?

그리고 전원 선을 연결해서 밖으로 전원 선을 이어주면 거의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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