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의 교토 사실상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여러 번의 교토여행에서도 인연이 안 닿았던 유명 관광스폿 점찍기 일정입니다.

시작은 교토만이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이미지~ 울 갤의 대문 이미지이기도 한 킨카쿠지입니다.
좀 웃기지만 교토여행 다섯번 만에 이제야 첨 가봤습니다.
그동안은 루트에서 좀 벗어나 있다보니 항상 뒤로 밀리고,
다들 관광엽서에서 보는 그게 다라고 하는 통에 한번도 못가봤더랍니다.

자아~~ \'로쿠온지 통칭 킨카쿠지\' 들어가 봅니다.


이건 뭐 어떤 느낌이냐면.. 유명 연예인을 실물로 보는 느낌이랄까.
\'사진으로 보는 거랑 똑같네~\'!!
이런 느낌입니다. 날씨가 좀 맑거나 아니면 아예 눈이 쌓였으면 더 멋있었을텐데요. 아쉽습니다.
역시 초유명 관광지!! 여기 와서 여행 중 처음으로 한국 단체여행객을 만났습니다.
경상도 사투리 걸쭉하게 쓰시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던데.. 역시 시끄럽더군요.
슬쩍~ 한국인 아닌듯 피해 갑니다. ㅋ





큰 일본 정원에는 왜가리 한마리씩은 기본으로 기르는가봅니다.
저 왜가리는 왠지 히데요시의 현신인듯 킨카쿠는 내가 지킨다!! 다 뎀벼!! 할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킨카쿠지에서 에피소드랄 것까진 없지만...
일단의 서양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일본인 가이드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저도 쫌 심심했던터라 거기에 끼어서 설명을 들었죠.
음료수 자판기에 \'칼피스\' 보면서 이상한 작명이라고 농담도 하고 꽤 웃긴 할아버지였는데,
저는 금각사에서 외국인들 상대로 설명해주는 안내사 같은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왜 우리나라 고궁 같은데 가면 자원봉사로 설명해주시는 분들 있잖아요.
근데 알고보니 단체 관광객 가이드더라는.
맨앞에서 완전 웃으면서 설명들었는데, 저보고 \'쟨 뭐야?\' 했을 듯. ㅋ-_-;;

이렇게 좀 심심하게 킨카쿠지를 나서서
이른 시기에 매화가 핀다는 기타노텐만구 향합니다.
애써서 좋은 정보 주신 쩝횽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화 사진 마구마구 올립니다.
각오들 하시길...ㅋㅋ


학문의신을 섬긴다는 기타노텐만구입니다.
그래서인지 일본 고등학생들이 엄청 많더군용.
봄에는 매화와 벛꽃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여행 갔던 시기가 매화가 피기에 아직은 좀 이른 시기였는데,
기타노텐만구의 매화는 상당히 일찍 꽃봉오리를 열어주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특별 공개하는 매원에 들어가려면 500엔인가 따로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저야 당근 매화를 보러 온 거기 때문에 돈을 내고 매원에 들어갔습니다.

운 좋겠도 매원 안에서는 홍보를 위한 보도 사진을 찍는지
일단의 기자인듯한 사람들과 신사 관계자들이 게이코상, 마이코상을 불러다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저도 옆에서 꼽사리 껴서 같이 찍었는데, 앞에 키큰 아가씨가 게이코, 뒤에 작은 아가씨가 마이코 같죠? 아무래도
진짜 게이코, 마이코일 거라 믿기로 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꾸민 일반이라기엔 거기 있던 사람들이 좀 아가씨들에게 눈에 띄게 고마워했거든요.
암튼 뒤에 아가씨는 아무래도 짬밤 덜되는 마이코여서인지 눈도 계속 감고 우산들고 있는 모습도 어설퍼 보였습니다.
그런데 전 어쩐지 비광 생각이 나서 계속...ㅋㅋ




정원 매화나무가 한가득이었습니다. 아직 조금씩 꽃을 피우고 있는터라 다소 아쉬웠습니다만,
매화도 종류가 다양하더군요. 알싸한 매화 향도 좋구요.
조금씩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는데, 카메라렌즈에 자꾸 눈이 묻어서 사진 찍기 좀 힘들었습니다. 
사진은 무지 많이 찍었는데 실력이 안돼서 건진 건 몇개 없네요. ㅋ 암튼 매화 사진 다량 투척들어갑니다.

  



매화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한 동백꽃도 중간에 보이네요.







정원 중간쯤에 이렇게 차를 마실 수 있는 자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너무 반갑게 이랴사이마세이를 외치길래 돈을 내야 하는 줄 알고 괜찮다고 그랬더니만
알고보니 입장료에 이게 포함되어 있는 거였음.
날이 추워서 몸이 얼어있던터라 고맙게 받아 마셨는데 저 매화차 있죠...두둥 저게 그거였습니다.
일본 관광지가면 공짜로 주는 찝찔한 요상한 맛의 차!!
여태 몰랐는데 그게 매화차였을줄이야.. 삼킬수도 없고 뱉을 수도 없고~!! ㅋㅋ
같이 준 단 화과자로 입안을 달래고 겨우 웃는 얼굴로 일어났다능.ㅋㅋ




사실 기타노텐만구 어느 구석에도 매화꽃이 가득하기에
굳이 돈을 내고 매원엘 들어가지 않아도 매화 구경은 실컷 할 수 있겠더군요.


기타노텐만구의 상징은 매화와 소인건가요?


이쪽은 매화와 어우러진 석등들이 보기 좋습니다.






계속 눈을 맞으며 사진을 찍었더니 뜨끈한 게 먹고 싶네요.
기타노텐만구 근처의 줄 서서 먹는다는 두부요리집에 들어갔습니다.
가격대비 양도 많고, 양념도 밍밍하지 않아서 한국인들 입맛에 잘 맞네요.
꽤 뿌듯하게 먹었습니다.


눈오는 날의 교토.. 담 편에 니조조와 기요미즈데라의 설경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