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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기]0.프롤로그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히로시마카프(122.34) 2010.10.30 23:40:28
조회 1520 추천 1 댓글 6

고정닉을 사용하지 않아 잘 기억 못하시겠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행 정보 때문에 질문글 올렸던 놈입니다.
쩝 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 조언으로 나름대로 계획 잘 짜서 다녀왔습니다.
약속대로 여행기 올려드릴께요.
여행기를 연재하는 동안에는 이 아이디로 활동하겠습니다!
---------------------------------



학창시절 나는 정말 모범생의 표본으로 살아왔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진 않았어도 열심히 했고 성실하기로 알려진 학생이었으며
중학교에 입학한 이후 대학에 오기 전까지 6년간 반장을 했다.

그치만 나도 친한 친구들을 만나면 ㅆ 욕도 정말 잘한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만나면 서로 욕을 해야 더 반갑고 그런 친구들이 있다;

"야이 ㅄ아 잘 지냈냐?"
"ㅁㅊ놈아 왜 연락한번 없었냐?" 등등


하지만 이런 나도.
정말 싫어하는 욕이 있다면 그건 \'인터넷 악플\'
누군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욕하며 사우는 것도 싫고
애시당초 욕이란건 나에게 싸움의 도구가 아니라 친근감의 표시였기 때문에 인터넷 악플이나 욕을 보고 있노라면 짜증이 난다.

그러다 보니 굳이 욕이 나오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on라인 상의 대화는 싫어하게 되었고
on라인 상에서 나의 이미지는 \'그래 역시 모범생이지.\'라는 소리를 듣도록!!! 하고 싶었다.
서로 헐뜯고 욕해서 밴당하고 강퇴당하고,
이런 일들은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것들이었다.

그랬던 내가,


나도 강퇴의 아픈 기억이 있다.
그것도 두번 씩이나.


때는 2009년 어느날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던 이 모 선수의 팬사이트.
그 사이트에서는 언제부터인가 이승엽 선수를 응원하는 글 보다,
이승엽 선수를 기용하지 않는 하라 감독을 욕하는 글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뭔가 팬 사이트가 하라 죽이기 사이트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영화 \'더 팬\'을 영상시키는 광적인 사람들이 많아졌고,
진정한 팬의 자세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나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자중했으면 좋겠다는 메세지를 용감하게 던졌다!

결과는 파격적이었다.

27년간 먹어온 욕에다 이승엽 선수의 통산 홈런수를 곱한 것 만큼의 악플을 받고
나는 강퇴를 당했다-_-ㅠㅜ

 


사실 그것은 나의 첫번째 강퇴가 아니었다.
때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06년 어느 날,
국내 최대(?) 규모라 자부하던 모 일본프로야구 사이트에서 또다시 강퇴를 당했다.
그곳 분위기는 마치 한국 야구는 일본 프로야구 보다 몇수 아래다라는 전제를 깔아놓은 사람들이 득실거렸고,
심지어 이승엽 선수의 한일 통산 400홈런의 금자탑마저 폄하하는 글이 난무했다.
56호 신기록은 말안해도 뻔한 결과였을 것이다.

나도 일본 야구의 오랜 팬으로서 일본 야구가 한국 야구보다 앞서있다는 것은 십분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을 전제로 깔고 싶지는 않다.

이승엽의 한일 통산 400홈런은 한일의 수준차를 감안하여 인정하지 않으면서,
왕정치의 756호 홈런을 세계 신기록으로 인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논리적인 잣대란 말인가?

결국 그때도 난 소신을 굽히지 않고 그들에 맞서 싸우다(?) 강퇴라는 칼에 맞아 잘려나가고 말았다.

 

위 두가지 이야기에는 다른점과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다른점은 내가 편을 들었던 대상이요,
공통점은 \'일본\'이라는 국가가 개입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일본을 인정하고 이승엽 선수를 비판하였다면 난 적어도 일본 프로야구 사이트에서는 잘려나가지 않았을 것이고,
일본은 부정하고 이승엽 선수에게 무조건 적인 옹호의 자세를 펼쳤더라면 적어도 이승엽 팬사이트에서는 내 아이디가 남아있었을 것이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 -야후 재팬 돔 : 2009년 촬영>


초등학교 때 처음 일본 프로야구를 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태평양 돌핀스의 존재를 알기 전에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알았다.
그때부터 일본 야구에 빠져들어 이것저것 잡지식을 습득하기 시작했고 지금에는 나름 매니아라고 자부할만큼 그 지식들이 쌓이게 되었다.
그런데 일본 야구를 좋아하다보면 꼭 듣는 이야기가 있다.


"왜 일본 야구가 좋아요?"

세계 최강 메이저리그도 있고
가까운 한국 야구도 있는데 왜 일본 야구가 좋냐는 물음.

글쎄 그들은 내게


"왜 \'일본\'야구가 좋아요?"

를 묻고 싶은 것일까,


"왜 \'일본 야구\'가 좋아요?"

를 묻고 싶은 것일까.
사실 나도 그게 굉장히 궁금했었다.


일본이라는 굉장히 민감한 대상에,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았음은 뭐 짐작해볼 수도 있다.
사실 많은 국내 팬들이 몇년전까지만 해도 일본 프로야구의 실력에 대해서는 관심도 아는바도 없었던 것도 맞는 이야기니깐.


뭐 그렇다 치자.
아무튼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 야구를 보기 위해 자주 일본을 찾았다.
모든 구장에서 모든 팀의 경기를 다 보는 것이 내 목표이기에.
예전에는 도쿄=서울 이라는 공식으로 우리와 비슷한 일본은 가볼 필요 없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어쨌든 야구로 인해, 그렇게 일본 여행은 시작되었다.

공교롭게도 일본 여행을 하기 전에 항상 이런저런 이야기가를 듣고 보게 된다.

일본 우익에 대한 이야기,
식민지 지배에 대한 한일 국민들의 토론 프로그램,
그곳에서 나오는 말도 안되는 일본인들의 주장,
아사히 맥주 모그룹이 극우익 성향의 기업이니 아사히 맥주를 먹지 말자는 이야기 등등


일본이기 때문에,
생각하고 고려해야할 것이 너무너무 많다.


野球が好き!(야큐가스키!-야구가 좋아!)


NPB(일본프로야구협회)의 슬로건중 하나이다.
일본에서는 야구를 野球(야큐)라고 부른다.
野球라는 단어를 만든 사람도 일본인이다.
들판에서 하는 공놀이라고 해서 1900년대 초반에 어느 일본인이 이름을 지었다.

야구라는 이름의 유래만 알려고 하더라도 일본 사람을 알아야 했다.

일본 야구를 알기 위해서는 일본인을 알아야 한다.
일본 문화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나는 일본 야구를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욱더 일본인과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갖아야만 하고,
그럴때마다 마치 나는 한국인으로서 묘하게 불쾌한 감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냥, 일본 야구를 마음껏 좋아할 수는 없을까?
나도 야큐가 정말 좋은데 말이다.
정말 누구 말대로 우리 그냥 사랑할 수 없는 것인지!


이런 마음을 또 한번 가슴 가득 안고,
나의 8번째 일본 야구 기행을 표방한 일본 여행은,
2010년 10월 다시 한번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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