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본음식 파는 한국인들

rw(120.143) 2010.08.01 13:42:51
조회 577 추천 0 댓글 13

시드니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일식집이 많다. 그리고 많은 한국인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한식보다야 일식이 유명하기도 하고 장사도 잘되니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이 스스로를 일본인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오면 일본어로 크게 인사를 하고 주문을 받은 뒤에 주방에 전달할 때도 일본어로 얘기를 한다. 혹여나 손님이 물어봐도 일본인이라고 얘기해야만 한다. 마치 중국인이 한국식당을 운영한다고 하면 손님이 오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유때문이다. 

일본을 알리고 있는 그들이 싫은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그런 힘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한식이 일식만큼 인기 있다면 누군들 자랑스럽게 한식을 팔며 "어서오세요"라고 인사하고 싶지 않겠는가. 대학 나오고 군대 갔다와도 제대로 된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어 사람들을 내몰고 있는 우리나라가 또 아쉽다. 여기서는 하루 대여섯시간 커피만 만들어도 웬만한 대졸자들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미드 \'보스턴 리갈\'을 보면 부시를 대놓고 까는 장면도 많이 나오고 개판이 되어가는 미국의 현실을 욕하는 장면도 꽤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부러운 것은 그들이 \'미국이기 때문에\' 갖는 자부심 때문이다. 재판 장면에서도 여러번 \'우리는 미국입니다\'라는 말로 호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단어는 그들의 개척정신과 자유에 대한 의지, 그리고 평등을 향한 노력을 내포하고 있다. 그건 마치 슬램덩크에서 해남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해남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최고의 자리에 있는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이다.

나는 혼자서 \'우리는 한국입니다.\'라고 몇번 되뇌어본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다.


내가 곧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왜 가냐고 더 머물라고 하는 이들이 많다. 사장은 자기가 스폰서를 해줄테니 더 머물며 영주권을 딸 생각은 없냐고 한다. 나는 무슨 개소리냐며 고개를 흔들지만 여기서 평생을 살아온 이들이나 이민을 위해 이곳으로 온 이들이 보기에는 이해가 안되나 보다. 그들에게는 타이나 중국이든 한국이든 그저 아시아의 한 나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호주 개 후진국이라서 못살겠다고, ATM기에서 입금하려면 봉투가 튀어나오고 인터넷은 쳐느리고 옷이라고는 티셔츠에 반바지밖에 모르는 촌스러운 놈들에다가 자연빼면 아무것도 없는 이 나라에 여행은 괜찮지만 살기는 싫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란데, 그래서 뭔가 더 아쉽다. 사랑하는 애인을 친구들에게 소개시켜줬더니 별로라고 할 때 받는 느낌과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떠나고 나면 여기가 또 그립겠지만 지금 당장은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파도옆에 앉아 회 한접시 하면서 친구들과 소주잔이나 기울이고 싶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36794 떡밥 던지실분 안계시면 오늘 일여갤셔터는 이것으로 내리겠습니다. 드르륵~ [6] 루저 2187호(59.190) 10.08.11 149 0
36791 [일기예보] 내일의 일본 날씨 (2010년 8월 12일) [6] 루저 2187호(59.190) 10.08.11 269 0
36788 감성쟁이 나루횽은 봅니다. [8] 아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156 0
36787 여행 11일~12일(끝) - 우에노, 아사쿠사, 아키하바라, 오다이바 [10] ㅇㅇ(114.207) 10.08.11 387 0
36786 저기 밑에 일여갤 서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일여갤 짱은 누구냐.? [11] 루저 2187호(59.190) 10.08.11 230 0
36785 일본만의 냄새 정리 [8] 개고기는질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687 0
36784 [4] 앙팡(121.124) 10.08.11 93 0
36783 철덕횽들 좀 읽어줘영 [7] A_Eu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184 0
36782 도쿄 -> 나고야 일반 전철 이동 문의;; [8] qweasd(59.140) 10.08.11 238 0
36781 에헤~ 오늘 '카라'가 일본 데뷔~ 했네그려. [9] 루저 2187호(59.190) 10.08.11 262 0
36777 대한민국 금융의 심장부라는 여의도... [9] 센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369 0
36776 킨키지방 사는사람 다들 어디갔음? [6] 杉田かお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157 0
36775 일갤질 한지 얼마 안됐는데... [6] ㅇㅅㅇ(203.253) 10.08.11 155 0
36774 여행 경비 계산할 때요~ [25] 인천(112.150) 10.08.11 381 0
36773 일본 혼자갈곳 추천좀 쎄워줘 [4] 도쿄오사카(124.50) 10.08.11 196 0
36772 사쿠라 긴코는 언제 없어진거야 ?? [1] 김다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98 0
36771 일본인들 한국 오면 교통수단 어떻게 쓰나요? [9] 78687(114.200) 10.08.11 434 0
36770 20년 전에 일본 가본 분 계세요? [11] ken(115.140) 10.08.11 330 0
36769 나라마다 냄새나, ㅎ [5] 22(120.143) 10.08.11 266 0
36768 일본남성들 전형적인얼굴 [7] fukkk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590 1
36765 저번주 토/일요일에 개최된 우리동네 마츠리 (직촬) [2] 루저 2187호(59.190) 10.08.11 187 0
36764 카오루 어디갔나 [3] 蔚山廣域市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8.11 97 0
36763 일본자전거 여행 후 느낀점 . [6] 지뎅샤(112.144) 10.08.11 49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