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서 = ‘캡틴’ 김주찬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컸던 전반기였다. 김주찬은 김기태 감독의 뚝심 기용에도 시즌 초반 지독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2군에 다녀오기도 하는 등 부침의 시간을 보냈었다. 13일 NC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김주찬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 팀원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주장에 대한 부담감은 못 느낀다. 내가 못 했기에 부담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내가 잘하면 될 것”이라며 “공을 많이 보려고 한다. 일단 출루를 많이 하자는 생각이다. 다른 타자들도 잘 쳐주고 있고, 출루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에 관해 이야기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 선수단의 자존심을 살린 시원한 끝내기 홈런이었다. KIA는 지난 12일 NC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했다. 이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우측 안타로 공세를 시작했던 그는 이후 솔로포와 중전안타를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그리고 9회 김주찬의 동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연장으로 들어갔던 승부.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최형우는 NC 마무리 임창민의 초구 직구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며 짜릿한 끝내기쇼의 주인공이 됐다. 앞선 마산 원정에서 싹쓸이 3연패를 당한 뒤 다신 만난 상대. 최형우는 “앞서 NC전서 1위는 하고 있었지만 자존심이 상했었다”며 끝내기 홈런에 대한 의미를 언급했다. 이날 첫 타석 안타로 5년 연속 200루타에 성공했던 최형우는 “많은 선배, 동료들 꾸준하게 야구를 해오는 이들이 많다. 200루타라는 의미도 있지만 꾸준히 해왔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며 묵묵하고 꾸준하게 걸어온 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하얀 것만 보이면 치자고 생각했다 = 12일 극적인 최형우의 끝내기 홈런의 시작점에는 대타 신종길이 있었다. 4-6으로 뒤진 9회 선두타자 이범호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면서 NC의 승리가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1사에서 김민식의 대타로 나온 신종길이 좌측 텍사스성 안타로 출루하면서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김선빈의 땅볼로 2루로 향하던 신종길이 아웃되기는 했지만 2사 1루의 상황에서 이명기의 좌전안타가 이어졌다. 그리고 김주찬이 중앙 펜스 맞는 2루타로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승부를 6-6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으로 끌고 간 승부는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KIA의 승리였다. 값진 대타 안타를 터트렸던 신종길은 “하얀 것만 보이면 치자는 생각이었다”고 타석에 섰던 상황을 말했다. 

▲다리가 떨리더라 = 선발보다 어려운 불펜 자리다. KIA는 11, 12일 불펜으로 출격한 ‘선발’ 임기영과 정용운의 활약으로 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임기영에게는 폐렴 이후 복귀전이기도 했던 11일. 마운드에서 특별한 표정 없이 경기를 풀어가는 두 사람이지만 경기가 끝난 뒤 두 사람은 똑같이 “떨리더라”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팀의 승리를 지키고, 상대의 추격을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떨렸다”는 두 사람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