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없는 버나디나의 뜨거운 질주가 계속된다.


버나디나는 KIA 타이거즈의 2017시즌 ‘반전의 아이콘’이다.
버나디나는 빠른 발과 시원한 스윙, 메이저리그에서도 검증받은 수비 실력을 바탕으로 KIA의 톱타자 고민을 풀어줄 적임자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 초반 그는 ‘천덕꾸러기’였다.
변화구에 헛방망이질이 계속되면서 머쓱하게 벤치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처음 한 달 버나디나는 98타수 25안타로 0.255의 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9개의 도루는 만들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출루율과 3번 김주찬의 부진이 겹치면서 톱타자 고민 속에 KIA의 봄날이 흘러갔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고집스럽게 버나디나를 1번에 세웠고 반전의 무대가 전개됐다.
시원하게 버나디나의 방망이가 돌아가면서 KIA의 타선도 함께 춤을 췄다. 매일 타율을 끌어올린 그는 3번 자리로 이동, 0.314의 타율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15개의 홈런으로 64타점도 수확했다. 외야에서는 ‘샤크’라는 애칭에 어울리게 공을 낚아채면서 특급 수비 실력도 보여줬다.


그런데도 ‘만족’없는 버나디나다.
‘전반기 만족 스러웠던 점’을 꼽아주라는 질문에 “ 팀이 1등을 했다는 것은 만족스럽다”며 입을 연 버나디나는 “팀 승리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기쁘지만 스스로에겐 만족은 어려운 단어인 것 같다. 더 노력해서 나중에 시즌이 끝난 뒤 만족에 관련한 인터뷰를 하겠다. 매일매일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만족 대신 최선을 이야기한 버나디나에게 ‘찜통더위’라는 혹독하고 낯선 환경은 큰 문제가 아니다.
버나디나는 “타격, 캐치볼 훈련 등을 조절하면서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힘들지 않다. 남은 두 달 정도는 전력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두 달은 정말 빨리 갈 것이다”며 후반기 출발을 반겼다.


그리고 버나디나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주인공이 됐다.
18일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고척스카이돔에서 후반기 스타트를 끊었던 KIA는 이날 10회 연장 승부 끝에 4-3 승리를 거뒀다. 결승타는 버나디나가 책임졌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KIA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 진행됐다. 나지완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원 아웃. 옆구리 부상에서 복귀한 안치홍이 우전 안타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이범호가 김상수를 상대로 시원하게 좌측담장을 넘기며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여기에서 끝나지는 않았다. 9회말 마무리로 출격한 김윤동이 박정음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10회 1사에서 재역전을 알리는 버나디나의 시즌 16호포가 터졌고, 관중석의 KIA 팬들과 덕아웃의 동료들은 머리를 붙잡은 ‘헬멧 세러모니’로 홈런타자 버나디나를 반겼다. 이후 김윤동이 10회말을 깔끔하게 막으면서 버나디나의 결승타가 기록됐다.
버나디나는 “한국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좋았던 것들 유지하면서 지금처럼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