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쿵 저러쿵 해도 히어로물이라는 건 슈퍼히어로들이 강한 힘을 가지고 무력으로 적을 물리치는 장르임.

그렇기에 영웅이 가진 특별한 힘이 세일즈 포인트가 되는 건 당연함.

문제는 MCU에서 캡틴 마블은 가장 강한 어벤저스임을 강조하고 홍보했고, 그것 밖에 없었음.

기존 어벤저스에서 가장 강한 영웅인 토르는 신화적인 힘을 타고 났지만, 가정사 또한 신화적임.

헐크는 신화적인 토르와 맞먹는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지성보다는 야성이 앞서는 괴물이 된다는 불안정성이 있음.

아이언맨은 과학기술을 이용해 강력한 힘을 얻었지만, 그는 끊임없이 자신과 과거를 성찰하고 과오를 마주하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고분분투를 함.

캡틴 아메리카는 진부한 '정의로운 히어로' 이지만, 다원주의가 된 현대 사회에서는 무엇이 정의인지를 고민하는 캐릭터로 만듬.

기존 어벤저스 멤버들의 매력 포인트는 단순히 강함만 있는 것은 아니었음. 일견 완벽해 보이더라도 거기에는 개인사든 과거든 인격이든 어떤 불완전성을 가지고 있음. 그리고 그 불완전성이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는 그들이 가진 힘을 보여주는 무대가 된 거지.

캡틴 마블은 어떤가?

보풍당당 서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캡틴 마블은 가장 강력한 영웅이고 가장 완벽한 여자 영웅임.

신화적인 가정사도 없고, 자신의 능력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자신이 저질렀던 과오도 대부분 1편에서 청산했음.

노골적인 보풍당당 서사에 가장 완벽한 히어로, 거기다가 노골적으로 다른 히어로들을 무시하는 듯한 배우의 발언 때문에 팬을 만들기는 커녕 오히려 반감만 샀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