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와 화령의 2호인 성남세자와 4호인 계성공주

짝수대군즈로도 묶이는 둘의 대비가 인상적이어서 써보는 글임

공식 설정부터가 극과 극에 가까운 둘은

특성만이 아니라 화령과의 관계에서도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줬음

계성은 슈룹 속 사건들이 시작되기 전까지 화령에게 가장 효도하던 자식이었음

종학 출석미달로 성남과 계성이 제명위기라는 걸 알게 된 뒤에도

화령이 계성만은 절대 큰 문제를 일으킬 아이가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할 정도로 얌전하고 바른 아이

그냥 얌전하고 바르기만 한 게 아니라 딸처럼 살갑고 다정해서 화령의 가장 가까이에서 위안이 되어주었을 자식이었음

반대로 성남은 가장 화령과 거리감이 있는 자식이었음

딸 같은 계성, 능청스러운 무안, 막내라 애교있는 일영과 달리 무뚝뚝하고 까칠한 아들

서촌 일로 인한 거리감이나 원망보다도 성남 성격 자체가 살갑지 못하다는 게 좀 더 컸을 거라고 생각함

성남은 계성피셜 '무뚝뚝하고 쌀쌀맞아보일 수 있지만' 가장 다정한 사람이니까

아무튼 성남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지만) 종학 깔째에 수시로 궁담을 넘고

의성군과 주먹다짐을 하고 화령이 신경 쓰는 공개수업에 보란듯이 지각하는 등

제멋대로에 화령의 속을 썩이는 자식이었음

슈룹 초반 화령과의 관계도 다정한 담소보다는 지원과 공조 같은 냉철한 형태로 비추어졌지

하지만 슈룹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극과 극으로 시작했던 둘과 화령의 관계는 흐르고 흘러 정반대의 방향에서 또 다시 극과 극으로 마무리됨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고 맞잡은 채 대화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항상 다정하고 배려심 있는 모습으로 어머니에게 의지가 되어주었던 계성은

결정적인 순간 어머니가 기울여 준 슈룹 아래에서 온전한 포용과 보호를 받게 되고

결국 진짜 자신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어머니의 곁을 완전히 떠나가게 됨

반대로 가장 까칠하고 무뚝뚝하고 거리감이 있었던 성남은

많은 사건을 함께 헤쳐나오면서 깊어진 유대와 그 경험을 통한 성장으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온전히 드러내며 어머니를 위해 슈룹을 기울여줄 수 있는 든든하고 따뜻한 버팀목이 되었고

떠난 계성이나 출궁할 형제들과 달리 어머니의 남은 평생 동안 곁에 머무르게 됨

성남은 겉으론 무뚝뚝하게 굴어도 어머니를 깊이 사랑했기 때문에

늘상 속을 썩이는 자신이나 무안 일영과 달리 어머니 속도 안 썩이고

딸처럼 살갑게 어머니를 챙겨서 웃게 하던 계성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함

자신은 잘 해드리지 못하는 부분을 대신 해주는 동생이니까

반대로 계성도 항상 자신의 평판이야 어떻게 되든 어머니와 형제들을 비난으로부터 지키려 하고

큰 위기가 찾아왔을 때마다 듬직하게 앞장서주었던 성남에게 많이 고마웠을 것임

성남이 가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능력을 발휘해 세자가 되지 않았다면

계성은 자신이 그 역할을 해내기 위해 앞장섰을 거고

그랬다면 가족 걱정에 평생 계성 자신을 위한 길은 떠나지 못했겠지

기본적인 특성부터 어머니 화령과의 관계의 궤적까지

극과 극인 성남과 계성이 대군들 중 가장 단짝으로 지냈다는 것도 참 좋음

너무 다른데도 가깝다는 건,

서로가 가진 '다른 점'을 정말 좋아한다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