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부터 붐비는 손님들로 눈 뜰 새 없는 서울시 구로구의 어느 한 막창집, 이곳에 놀라운 사연의 주인공이 있다.

바로 이 가게의 사장인 김웅빈(28)씨. 

"저도 한 때는 잘 나가던 시기가 있었죠. 하하" 김 씨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망한 야구 선수였던 그는 팀의 지속적인 기대를 받았다.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 성과를 보이지 못했고 결국 팀에서 방출을 당하고 말았다. 

"처음엔 막막했죠." 

"해온 게 이것 뿐인데 뭘 해야 하나 싶고.."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후 김 씨는 이곳에 어렵사리 자그마한 식당을 개업했다. 어렵게 시작한 식당이었지만 숯불 대신 야구 배트를 태워서 굽는 그만의 독특한 막창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제 그는 구로구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사장님이다.

오늘도 그는 선수 시절의 스윙과 대비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게를 향한다.

(고쳑=거지뉴스) 유기식 기자(ericjokisch@begga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