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래도 앞으로 나가는 자원보다는 돌아올 자원이 많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잘 버텨보겠다.”

키움 손혁 감독이 정규시즌 정상등극 시나리오를 밝혔다. 오는 20일 전후로 부상자가 모두 돌아올 것으로 계산하면서 버티기 후 총력전을 각오했다. 잔여경기가 가장 적은 만큼 100% 전력이 가동되는 시점에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손 감독은 1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희소식부터 전했다. 그는 “이승호가 예정대로 일요일에 선발 등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선발진 한 자리가 메워질 것을 예고했다. 이승호는 지난달 21일 고척 LG전 이후 어깨 통증으로 인해 20일이 넘게 이탈했다. 그러나 최근 라이브피칭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복귀를 눈앞에 뒀다. 시즌 초반 패스트볼 제구 난조로 고전했던 그는 후반기 4경기에서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2.19로 활약했다. 패스트볼 제구가 잡히며 체인지업도 함께 살아났다.

키움은 이승호를 시작으로 박병호, 오주원, 안우진 등이 차례대로 돌아올 전망이다. 손 감독은 “사실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많이 힘들 것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클 것이며 휴식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기간만 잘 버틸 수 있으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보시는 것처럼 현재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 주축선수들이 빠졌음에도 선수들이 늘 밝게 화이팅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만 잘 유지되면 (정상에 오를) 기회도 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감독은 “부상 선수가 모두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경기에 좀더 집중하겠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이게 쉽지는 않다. 야구가 이기려고 한다고 이겨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때로는 순리를 따르고 때로는 욕심을 부려야 하는 게 야구인 것 같다”며 “코치들과 꾸준히 대화하면서 풀어가겠다. 잘 버티고 잔여경기 일정에서 최대한 우리가 효과적으로 경기를 치르도록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키움은 2016년부터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매년 어느 팀보다 여유있게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수를 비롯한 상위 선발투수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규시즌 막바지 길게 연승을 달린 경험은 없다. 선발투수가 호투해도 일주일에 2, 3경기만 치르면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키움의 정상등극을 결정짓는 요인도 잔여경기 일정에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