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수능을 친 고삼입니다. 일이학년 때는 철없이 실컷 놀았습니다.

공부라는건 시험기간에만 가끔씩 했고 최소한의 숙제와 수행 평가를 제외하건 연필을 잡지도 않았습니다.

이러고도 40명 정원의 반에서 10등 정도를 유지해서 "난 안해서 못하는거지 맘만 먹으면 5등내로 들 수 있어" 이랬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8일, 성적표가 나왔는데 점수가 생각만큼 나오지가 않았습니다. 기분도 우울해서 치킨을 시켜먹으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시험도 망친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치킨이냐고, 달걀이나 까먹으라고 하시더군요

화가나서 소리를 지르고 제 방 문을 쎄게 닫았습니다. 그리고 속상에서 엎드려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방문을 건너로 부모님의 조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우리 철수 시험은 못봤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했는데.. 올해 형편이 이러니 2만원이나 하는 치킨도 맘대로 못사주고.. 치킨이 5천원이었다면 실컷 사줬을텐데. 치킨이 5천원이었다면.. 치킨이 5천원이었다면.. 형편이 어려워 과외도 못시켜주고 독학만으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부모님께선 겉으론 엄하셨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저를 생각하시고 걱정하고 계셨던겁니다. 갑자기 눈시율이 뿌옇지더라고요. 저는 얼마나 미련했던 걸까요..

그래서 토요일 아침. 마지막 삶을 즐기고 몸을 던지려고 했습니다. 전 금요일 저녁도 펑펑 울어서 늦게잤습니다. 뒤늦게 일어나니 집엔 아무도 없더라고요. 토요일 하루 즐겁지 못한 삶을 지내고 오늘 몸을 뛰어내릴 생각에 마지막 삼을 자기  위해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아빠께서 롯데마트에서 통큰 치킨을 사오셨더라고요

"성적이 전부가 아니란다 철수야. 물론 시험은 잘보면 좋은거고 대학은 좋은대 가면 좋지. 하지만 넌 열심히 노력했잖니? 아빠는 너가 자랑스럽단다."

또 다시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아빠는 우리 철수 우네?? 울어?! 울면 치킨 안준다! 라고 장난스럽게 말하시면서 치킨을 머리 위로 들었고 저는 그저 "눈에 먼지가 들어간거에요" 라고 비비면서 뺏는 시늉을 하였습니다. 그때 엄마께서 거실에서 콜라를 가져오시면서 치킨 식기전에 빨리 먹자고 하셨습니다.

수능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리고 아직 정시 모집은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통큰치킨은 저에게 새 희망을 주었습니다. 또한 우리 가족을 화목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화목한 가족은 잘나온 수능 성적표보다 열배는 가치있습니다

사랑해요 통큰, 사랑해요 롯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