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그 동안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돼온 '트리플루프(3회전 점프, 기본 5.0점)'를 과감히 빼버리고, '더블악셀(2회전반 점프, 기본 3.5점)'로 대체했다.

그리고 이에 앞서 허리를 뒤로 젖히는 완벽한 이너바우어 동작으로 최고 가산점인 1.8점을 더해 트리플루프보다 더 높은 점수인 5.3점을 받아냈다. 루프의 부담감을 털고, 대체 연기로 약점을 뛰어넘은 것이다.

사실 그 동안 김연아는 트리플루프 탓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난 2007년 그랑프리 파이널에 이어 지난 2월 4대륙 피겨선수권에서도 결정적일 때 트리플 루프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김연아가 트리플루프를 포기했다는 사실에 일부 피겨팬들은 "도전 정신이 부족하다"면서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은 약하다고 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는 삐딱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트리플루프를 포기하면서 김연아는 더욱 많은 것을 얻었다. 루프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지자 처음부터 편하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는 다른 점프를 더욱 완벽히 뛸 수 있는 자신감과 표현력의 증가로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