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1 (목)

08:23
아침 먹고 제설 대기중이다. 수첩을 바닥에 떨어트려서 젖었다.
벌써 1월의 마지막 날이다. 시간이 잘 안가는것 같지만 그래도 흘러가긴 흘러간다. 내일 모레면 주말이다.
오늘은 수류탄, 내일은 화생방이다. 어려움 없이 잘 통과했으면 좋겠다. 수첩 젖은게 좀 짜증난다.

12:54
연습용 수류탄을 던지고 왔다. 생각보다 많이 작다. 2개를 던졌는데 처음엔 안전 손잡이를 놓칠뻔했다.
오른손에 힘이 빠져서, 아니 그렇게 많이 세게 쥐어야 할지 예상 못하다가 안전 손잡이가 거의 벌어졌었는데 다행히 다시 잡았다.
그것말고는 무난했다. 그런데 못던지는 동기들 너무 많다. 우리 소대원들은 다 잘했지만 2소대에는 잘 못던지는 애들이 너무 많았다.
발 아래 던지는 놈, 안전핀 못 뽑는 놈.. 손에서 터진 놈이 가관이었다.
만약 실제 수류탄이면 다 죽었을 것이다. 절대 못잊을 것이다.그런 모자란 놈들은 교관과 조교에게 엄청 깨졌다.
오후 실 수류탄 던질땐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 오늘 점심은 모처럼 푸짐했다.

17:24
수류탄 투척하고 왔다. 2명씩 투척했는데 난 초기에 투척했다. 막상 실 수류탄을 손에 드니 많이 긴장되고 떨렸으나
투척연습을 너무 많이해서 어려움 없이 던질 수 있었다. 교관이 긴장하지 말고 죽지 말자고 웃으며 격려해주었다. 방탄복도 입고 했다.
수류탄의 위력은 대단했다. 엄청난 폭음과 땅이 울린다. 물기둥이 5~10미터 솟아올랐다. 생각보다 엄청났다.
막상 던지고나니 허무했다. 수류탄 투척 후에도 교장으로 이동해서 계속 교육을 받았다. 손이 얼어서 글을 쓰기 힘들다.
이젠 바람만 안불면 많이 따뜻하다. 0℃인데도 약간 덥다 라고 느낄정도다. 인간의 적응력은 대단하다.

18:53
저녁 먹고 왔다. 오늘은 왠일인지 일찍 환복했다. 저녁은 떡밥이지만 배가고파 맛있게 먹었다. 감기환자가 많다.
3분대에 xxx도 감기에 심하게 걸렸는지 일찍 잔다. 활발하던 애가 다 죽어가니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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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던지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