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수롭지 않은 척

의연하게(?) 대처했지만,

사실 놀랐어.

처음이었거든.

가는 길 앞에

누가 날

마중하러 나오는 거.

자!

너 기다렸어.

이게 뭘까?

내가 직접 만든 거다?

도시락?

엄마가 차려 준 밥상은

받아 봤지만,

누가 찾아와서

도시락을 전해 준 건

첨이라...뭔가,

왠지 맘이...

간지르르 하더라.

사랑의 도시락을

배달하던 친구라

다른 사람 밥

챙겨주는 걸 좋아하나...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리고 혹시

먹다 맛 없으면

그건 너가

이상한 거니까

당황하지 말고.

미리 주의사항까지

챙겨주는 센스!!!

맘에 들었어.

신세를 졌으면

갚을 줄 아는 마인드...

훌륭해.

근데...그래서

지난 번 술값도

자기가 낸 거

아니었나?

이 놈의 인기란...

설마...진짜,

날 보러 온 건가?

다음에 봐.

또 보자.

왠지 모르게

가는 뒷모습을

바라 보게 되더라.

지난 생에서는

만난 적이 없었지만,

어쩐지

또 만날 인연이

기대되는 건

...뭘까?

근데...대체 뭘 넣은 거니?

내가 입맛이 그리

까다로운 편은 아닌데 말이지...

뭘 넣으면 멀쩡해 보이는

샌드위치에서 그런 맛이 나는 건데?

홀 그레인 머스타드? 얼마나 넣었는데?

암튼,

네 정성을 생각해서

아무에게도 안 뺐겼다.

내가 좀...인류애가 넘쳐서

아무에게나 그런 걸

맛 보게 할 순 없었거든.

그래서

남은 샌드위치는

어떻게 됐냐고?

비밀이야.

궁금하면

다음에 한 번 더

만들어 주든지.

이제

내가 어쩌는지

앞에서 보면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