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부모님 댁에서 캥거루족을 하고 있다 -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갤러리

나는 조부모님 댁에서 캥거루족을 하고 있다 앱에서 작성

ㅇㅇ(183.96) 2025.07.18 00:00:36

조회 25 추천 0 댓글 0

나는 현재 할머니, 할아버지의 신축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이곳은 주거 환경이 쾌적하고 조용하며, 본가보다 생활 여건이 훨씬 좋다. 본가는 비교적 오래된 빌라인 데다 내부도 낡아 있어, 확실히 신축 아파트의 쾌적함이 좋긴 하다.

게다가 두 집은 거리도 멀지 않다. 버스로 10분, 걸어도 20분이면 닿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워 자주 오갈 수 있다. 단순한 ‘분가’라기보다는, 본가와 가까운 곳에서 생활 기반만 옮겨온 셈이다.

내가 조부모님 댁에서 따로 지내게 된 이유는 부모님의 생활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얹혀사는 처지를 부끄러워할지 모르지만, 나는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노인 세대가 수령하는 연금은 결국 청년 세대가 납부한 세금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 돈은 원래 미래의 내가 받았어야 할 몫이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연금 고갈은 이미 예고된 현실이고, 2030 세대는 자신이 낸 만큼도 돌려받지 못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청년들은 월 200~300만 원을 겨우 벌며 10억 짜리 아파트 한채씩 가진 고령층을 실질적으로 부양하고 있다. 나 역시 그 구조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다. 게다가 나는 가난하고 머리도 나쁜데다 딱히 잘생기지도 않은 청년 남성으로, 결혼도 출산도 계획이 없다.

말하자면, 우덜 집안의 대는 여기서 끝이다. 미래니 후손이니 하는 단어는 내게 별다른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애초에 받을 수 없게 된 ‘미래의 복지’를 지금 당겨 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 아닌가? 나는 조부모님의 연금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돌아왔어야 할 몫을 조금 일찍 받아 쓰고 있을 뿐이다.

그건 원래 내가 받았어야할 돈이다.

그러나 우덜 집안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 체제 자체가

대가 끊겼기 때문에 사실상 받지 못하게 된것이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선택인 동시에, 한국 사회가 젊은 세대에게 사실상 강요한 구조적인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오래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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