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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면접 썰.txt

프갤러(58.29) 2025.08.15 19:12:29
조회 392 추천 1 댓글 2

닷넷 프레임워크 2.0부터 시작해 C#만 1n년 파 온 '순혈 C# 개발자'인 프붕쿤.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면접장에 들어섰다.

스타트업 특유의 힙한 감성이 흐르는 사무실. 맥북을 든 새파랗게 젊은 면접관들이 나를 반겼다. 


다운펌에 아이비리그컷, 가르마펌 머리스타일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인사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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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 "저희는 MSA 환경을 지향합니다. 혹시 관련 경험 있으신가요?"

"네, 그럼요. WCF로 서비스 간 통신 많이 해봤고, 필요에 따라 Web API도..."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젊은 면접관 한 명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아... WCF 말고요. 혹시 Docker나 Kubernetes 같은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툴 경험은 어떠세요? 저희는 주로 Go나 Python으로 경량 서비스를 만드는데..."


순간 머리가 띵했다. '아니,,,,C#으로도 다 되는데 왜 굳이...?' 라는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사회적 가면을 쓰고 겨우 대답했다.


"아... 그쪽은 아직 깊게 사용해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C#과 .NET Core를 활용해서도 충분히 경량화된 API를 구성할 수 있고, IIS 위에서 안정적으로..."


면접관들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IIS'라는 단어에서 이미 나를 '살아있는 화석'으로 분류한 듯했다.


------------------------------------------------------------------------------------


두 번째 질문: "프론트엔드 개발 경험은 어느 정도 있으신가요?"

'오케이, 이건 내 전문 분야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네! ASP.NET WebForm 시절부터 시작해서 MVC, Razor 페이지까지 모두 경험했습니다. 특히 Blazor를 사용하면 C#만으로 인터랙티브한 UI를..."


또다시 그들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음... 혹시 React나 Vue, Svelte 같은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는 다뤄보셨나요? 저희는 주로 Next.js 환경에서 TypeScript로 개발하는데..."


'아니, C#의 위대한 발명품 Blazor를 두고 왜 굳이 자바스크립트를...?' 이쯤 되니 살짝 서러워지기 시작했다. TypeScript가 C#의 자식뻘이라는 사실을 아시는가... 앤더스 헤일스버그 님의 큰 그림을...


"자바스크립트는... jQuery로 DOM 조작 좀 해본 정도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스택 학습에..."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미 내 대답은 듣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스타트업은 이런 걸 쿨하다고 생각하나보다.


------------------------------------------------------------------------------------


마지막 질문: "저희는 모든 인프라를 클라우드(AWS) 위에서 관리합니다."

"네, 저도 Azure 사용 경험 있습니다! App Service나 SQL Azure..."


"아... 저희는 AWS를 써서요. 혹시 Lambda나 DynamoDB, ECS 같은 서비스는..."


결국 나는 무너졌다. 내 세상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비주얼 스튜디오, 그리고 'F5' 키 안에 있었다. 세상은 넓고 C#이 아닌 기술은 많았다. 면접이 끝나고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데, 면접관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C#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지식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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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멍하니 비주얼 스튜디오를 켰다.


신기술도 좋지만, 정통성 있는 언어를 못 알아보다니..

역시 스타트업은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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