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사건의 재구성
아 정말 극본이 촘촘하다 못해 바늘 구멍 하나 허용치 않는 헛점이라곤 없어 보임. 인물의 대사는 언제나 이유가 있고, 행동은 언제나
앞과 뒤로 연결되며, 캐릭터의 등장은 또 다른 전환점을 예고하면서 두 주인공의 앞날은 언제나 개연성과 당위성이 뒤따르는 스토리.
그냥 이건 찬수와 달포의 퀴즈대회 헤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단순명료한 에피를 - 찬수는 1등을 했고 달포는 아쉽게 2등을 했고 팩트는
그것인데 여기에 숨겨진 의미와 내포된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또 다음 에피로 연결이 된다는 게 놀라움. 단지 달포와 찬수과 퀴즈대회를
한 전후 스토리가 진짜 촘촘하게 시간과 주 단위로 나뉘어져서 마치 똑같은 퀴즈대회를 다른 다각도로 감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또다시 극본이 더 촘촘해졌고 연출이 더 감각적이라는 걸 새삼 실감하게 돼. 이 사건의 동기가 명확하고 이 사건으로 인해 달포에게 숨겨진
언론에 대한 증오심, 조롱, 진실을 외면하고 살아야 했던 달포에게 자리잡은 생각들. 그리고 이 <진실>이라는 모토가 새삼 얼마나 캐릭터들
에게 다양하게 뿌리내리는지 계속 그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는 회차가 아니었나 싶어. 특히나 달포의 과거와 이번 컨닝 사건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와..이걸 말로 표현하기도 힘든데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든 순간들. 단순히 달포가 임기응변에 능하고 말재주가 좋고 머리가 좋다는 게 그냥
말로 표현되는 게 아니라 선생님과의 대화를 통해 이걸 받아치기로 바로 토스하는데 정말 남캐릭터 제대로 잡았구나 싶었음. 냉온쩌는 달포
캐릭터도 정말 잘 잡았고 배우 연기도 정말 좋음. 군더더기가 없이 말끔하고 깔끔함.
1 진실의 미스테리
곳곳에 아버지 사건을 다시 재구성하면서 뭔가 비밀을 남겨놓은 듯한 미스테리함도 좋았어. 폐허가 된 사고현장에 괴담을 흘려넣으면서(이런 경우
비일비재하지) 마지막 순간에 아버지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는 순간을 잡아낸 거나, 재명이가 이제 곧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과 은폐한
사람들에게 보복 같은 걸 할 뉘앙스인데, 만일 아버지의 죽음을 재명이가 알게 된 순간은 어떨지, 재명인 어떤 방식으로 진실에 접근할 것인지.
그리고 그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이 보이는 황교동의 캐릭터도 그렇고. 황교동vs최달포 빅매치도 완전 좋았어. 다시 만날 날이 기다려짐.
결국 이 사건이 뭍위로 올라올 텐데 역시나 기대되는 부분임.
2 멜로
1회에서도 참 개연성을 촘촘히 잘 깔아뒀다고 생각했는데 사소한 씬들에서 확실히 케미스트리가 좋더라. 두 배우 일상 연기 너무 굿굿이야.
사실 진실만을 말한다는 거나 거짓말을 한다거나 진실을 외면할 때 딸꾹질 하는 설정이 사실 가상의 증후군이라 이걸 연기로, 캐릭터로 설득시키기
굉장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무조건 거짓말을 못하거나 진실을 외면하기 힘든 상황이 어쩌면 착한 사람 컴플렉스로 비춰질 수도 있는
부분이고 무조건 정의로운 캐릭은 요즘은 공감받기 힘든 세상이니까. 그런데 남캐 못지 않게 어쩌면 설득이 더 필요해 보이는 최인하라는 캐릭을
정말 확 잡았던 것 같아. 달포가 약간 만화 캐릭터 같다면 인하는 동화 캐릭터 같다고 할까? 진실이나 언론에 갖는 두 사람의 대비되는 생각도 재밌고.
라바콘 씬 귀엽더라. 정말 인하는 폴짝폴짝 사랑스러웠고 결국 지옥같은 방송국을 다녀오면서 달포의 마음도 어지러웠을 텐데 찢어진 우산을 어찌할
바 몰라하면서 딸꾹질하는 인하를 보며 달포 표정이 밝아지잖아. 계속해서 방송가 사람들의 어떤 위선과 교만 그럴싸한 포장에 또다시 질렸을텐데,
인하는 본질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외면하지 못하니까 그런 솔직한 인하를 보는 순간 무장해제된 달포의 시선이 참 따뜻하고 위로받는 느낌이었음.
대사도 참 잘 살렸고.
나레이션도 좋고.
좋아해 콤보도 좋은데.
역시 <내 자전거에서 다신 내리지마>같은 대사도 참 좋고.
3 말의 유희
1회에 나왔던 말이 얼마나 사람을 죽였다 살릴 수 있는지- 이걸 컨닝씬으로 다시 보여준 느낌이라 좋았어.
사람의 말에서 말로 전달되는- 컨닝씬이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장면을 뭔가 그로테스크하고 되게 사실적으로 담아낸 느낌이 확실히
리얼함을 더 살렸던 것 같아. 그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달포 심리도 좋았고.
이걸 증명하려는 한 사람만 있었어도 하명 가족은 그런 비극을 맞지 않아도 되었겠지.
그런데 그때와 반대되게 이번 컨닝씬에서 그걸 증명하려는 사람이 나타났잖아. 인하.
물론 인하가 뺨맞지 않기 위해 달포가 퀴즈대회에 나간 것도 있겠지만 바로 그 증명, 때문에 나간 것이기도 해.
인하가 나서주었기 때문에 더 용기를 얻은 것도 있고. 그 부분 역설적이지만 인하와 달포의 멜로가, 두 사람의 관계가 마냥 로맨스적인 부분이
아니라 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대한 피드백 부분이기도 한 것 같아. 아버지 사건 땐 모두다 진실 앞에서 눈감았지만
컨닝 사건 때 인하가 증명하기 위해 달포의 손을 들어준 것처럼 그런 부분을 앞으로도 잘 살릴 것 같고.
4 베스트
- 최달포와 최인하. 케미가 아주 굿굿. 사소한 씬부터 와..하는 감정씬까지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더라. 연기합 케미 굿.
- 학교씬 재밌었어. 사투리 리얼한 짝꿍부터 약간 욱하는 안찬수 캐릭도 좋고 약간 요즘 현대인 같은 선생님 캐릭도.
- 진실에 대처하는 방법. 달포와 인하가 달랐지만 결국 한 곳을 바라보게 되는 그 진실의 증명 부분. 여주도 똑똑하고 남주도 천재라는 설정 너무 좋아.
- 아직 끝나지 않은 기호상 사건은 과연 또 어떤 국면을 맞이할지 기대됨. 끝나지 않은 여운을 주는 부분이 흥미로웠음.
- 대사 대사 대사. 황교동에게 달포가 하는 대사도 좋고, 달포인하 설렘사하는 대사들도 존좋.
- 그리고 청량감 돋는 오스트. 와 음감님 열일하십디다. 앞으로 쭉 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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