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때 서울 올라오고

고시원에서 몇 달 지낸 적 있는데

화장실쪽에 손바닥만 한 창 하나 있고

비좁고 낮에 불끄면 완전 깜깜할 정도로 어두웠음

바닥도 더러워서 슬리퍼 신고 다녔어야 했음

그러다보니 방에 잡동사니가 쌓여도

쓰레기봉투에 쳐넣고 방치하게 됨

새벽 알바까지 겹치면서 우울감 치솟고

도저히 치우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음
그러다가 다음년도에 여의도 오피스텔에 첫입주했는데

아침에 햇빛이 너무 들어와서

눕고 싶어도 누워있지 못하게 됨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집에 쓰레기가 보이는 게 너무 스트레스라서 치우게 됨

바로 치울 수밖에 없게 됨

집환경이 매우 중요함

빛이 잘 들어오는 집이면

집도 깨끗해짐

하지만 빛이 안 들어오면

어느순간부터 해이해짐
20살 새벽알바때

한남충이 버리고 간

길거리에 각종 더러운 쓰레기 음식물

담배꽁초 먹다남긴 숙취해소제 맨날 치우다가

개빡쳐서 움 속으로 죽을까 몇 번 생각했음

그런데 집에 오면

정작 내집은 제대로 정리를 못했음

한국남자들은 자신의 영역이 아니면

어떻게든 폐해를 끼치기위해 태어난 종족이라는 걸

그때 뼈저리게 깨달음
바다 건너 차이가 이렇게 큰 게 개탄스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