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문학 갤러리

나무모바일에서 작성

ㅇㅇ

2025.05.15 23:29:47

조회 66 추천 0 댓글 0

나무는 하나의 줄기에서 세 갈래로 뻗쳐

다시 각자의 줄기에서 무수한 가지들을 늘인다

엇갈린 가지들에서 지나간 일생의 선택들을 회고한다

잘한 일들과

못한 일들

겪었던 일들과

겪지 못한 일들

다시 가지로부터 곂곂이 쌓인 나뭇잎들에서 상상한다

만났던 사람들과

만나지 못한 사람들

잘지냈던 일들과

잘못했던 일들

저편에서

아카시아 꽃향기를 맡고 있는 할머니와

손을 잡고 있는 할아버지가 보인다

밤이 올 준비를 하고 있는

덕수궁 길에서

바이올린으로 김광석의 노래가 울린다

뿌연 공기 속 뿌연 전등구 사이로

맞잡고 걸어가는 두 부부의 뒷모습을 응시한다

투명한 빛처럼 점점 사라진다

천사 같은 하얀 강아지 두 마리가 내 앞으로 달려온다

인간 일생의 최고의 마지막 피날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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