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스로 여자라고 생각했던게 대충 고딩 시절부터였던거 같아. 그때는 그냥 내가 이상한거라고 생각하고 참고 살았는데 대학 갈때쯤 되니 더는 견딜 수가 없더라. 그래서 대학 들어가고서 어머니께 커밍아웃을 했었어. 근데 그때 엄마가 너무 노발대발한데다가 너무 슬퍼하셔서 난 그냥 없던 일인 셈치고 그냥 접고 남코하고 살았지.

그러다가 입대를 했는데...음, 군대는 그냥 최악이었어. 군대에 대해서는 더는 말하고 싶지 않네. 하여간 전역하고 취직하고서 엄마 사업에 내 명의로 빚 끌어다가 도와주면서 살았지. 엄마가 아빠 사업하느라 망해서 혼자서 대출을 거의 못 받았거든.

근데 엄마가 내 돈으로 사업을 하는데 사업이 부진했고, 옛날 망했을 때 버릇인 술버릇이 도져서 이런저런 문제가 생겼지. 그리고 지금은 결국 술병나서 쓰러져서 내가 병간호랑 내 직장 병행하고 있고.

그렇게 생활하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난 내 정체성도 내던지고 가정에 헌신하며 살았는데 내게 남은게 뭔지. 정작 나는 원금 한푼도 써보지도 못한 빚더미랑 27살인데 아직 SRS는커녕 홀몬도 시작못한 내 몸말곤 뭐가 남았는지.

그래서 난 날 위해서 살기로 한거야. 그래서 정신과도 갔고...
엄마 쓰러져 있는데 이런 생각하는 나 후레자식같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