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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 감독의 '패터슨'을 봤습니다.앱에서 작성

유로지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3 19:32:48
조회 48 추천 0 댓글 5

전체적으로 퍼펙트 데이즈가 떠오르는 영화기도 했는데, 퍼펙트 데이즈와는 또 다른 결의 영화기도 했습니다. 퍼펙트 데이즈에서는 아무래도 도피의 성격도 좀 드러나는 편에 비해 패터슨의 경우는 삶의 본질적인 성격이란 느낌이 더 강하게 드러납니다. 패터슨의 경우 본인이 사회의 대중적인 부분과 맞지 않는다는 구석이 곳곳(스마트폰의 미소지, 컵케이크에 대한 접근)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통해 패터슨이란 인물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이나 쌍둥이의 개념, 시의 운율까지 반복되는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또 그 안에서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들을 포착해내고 시를 통해 나타내면서 삶을 묘사하는 것이 매우 세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삶과 함께 나타나는 또 한 가지의 줄기인 사랑은 반복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색의 대비가 주는 이미지를 통해 반복이 주는 이미지를 환기시킴으로 더 돋보이지 않나...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라는 매체는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씨를 쓰는 흑백의 이미지로, 묘사는 색에 대한 묘사로. 패터슨과 아내를 잇는 가교라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패터슨의 시를 적은 노트가 찢겨지는 사건 이후 등장하는 일본인 시인도 역시 색으로는 패터슨과 대비되는 이미지지만, 실제로 이 둘은 다른 언어와 다른 색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을 다채롭게 묘사할 수 있는 시, 사람을 이어줄 수 있는 시에 대한 매력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단 생각을 합니다.

다만 역시 관객 입장에선 셰익스피어와 페트랄카의 소네트도, 에밀리 디킨슨의 시도 잘 알지 못했고, 진정으로 시에 다가가기 위한 언어적 소양도 부족한 부분 투성이라 시에 대한 감성적인 부분의 이해는 어려웠기도 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묘사하는 방식과 사랑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아름다웠다 생각했기에, 나름의 여운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이런 영화야말로 연애 자극제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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