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었나... 합창을 듣다가 눈물이 쿡 날라그러네... 뭔가 좋았어...

늙었나... 합창을 듣다가 눈물이 쿡 날라그러네... 뭔가 좋았어...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25.05.27 17:56:48

조회 64 추천 0 댓글 1

즐거울게 뭐있어.

가진것도, 아는것도, 이룬것도 없는 내가

지방대 컴공, 고등 수학, 영어과정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세상에 유일하게 도움된건 군대다녀오는것밖에 못한 내가 너무 싫더라고.

내가 노력하지않고, 부모님말 귓등으로 듣다 헝클어져버린 인생에 누굴 탓하겠어.

근데 난 여기서 포기할 순 없었거든.

아직 남은 인생에서 많은걸 이룰 수 있을것 같거든.

그래서 매일 스스로를 욕하고 보채며

지금부터라도, 딱 하루라도 제대로 살자 마음먹고 매일의 하루를 살았어.

그러다 오늘 학교에서 학생들이 하는 간단한 합창회를 보게됐어.

나도 왜 그런진 모르겠어.

그 친구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며 들리는 화음에

즐거움, 흥미라곤 하나 없이 살던 복학 후 근 3개월동안의 하루들이 스쳐가더라.

나름 열심히 하루를 살았거든.

쇼츠, 술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하루를 버리다가도

다음날, 아침의 알람이 울리면 또 일어나서 이불을 개고 학교를 가고 과제도하고, 공부도 하고

그렇게 하루를, 또 내일을 살아내던 3개월이 뭔가 눈물겹더라.

스스로를 포기하지않은게, 그 하루, 그 몇시간을 제대로 보내고자 수없이 다그치고 욕하던날들이 뭔가 눈물겨웠어.

내가 대단히 열심히 살았거나, 우울증에 걸려 드는 감정도 아닌데

그냥 그 하루들을 살아낸 내가 애틋했어.

한번도 마음먹고 뜻하던바에 충실하지 못해 흘려보내던 인생에

처음으로 마음먹고 뜻하던바에 충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지난 3개월이 자랑스러워.

나도 날 믿을 수 있을것 같아. 나도 할 수 있을것 같아.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살지 않을 수 있을것 같아.

학기의 마지막 3주가 지나고, 23년 인생에 처음으로 시작한일에 끝맺음을 보고나면 눈물이 흐를까?

그 눈물은 차가울까, 뜨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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