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자신이 공직 생활에 “적합한” 인물인지 생각해 보도록.

그러니까, 공직 생활로 “충만함”을 느낄 수 있을 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는 거야.

그래,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중요시 생각하는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말이야.

그래, 사무관. 실 수령액 3천 근처의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연봉.

막연히 생각할 게 아니라, 3천 만원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 수 있을지, 머리 속으로 그리며 생각해보라는 거야. 주거비, 식비, 의류비, 교통비, 통신비 그런 거 다 따져가며 “아, 그 정도면 먹고 살만 하지 뭘 그래.” 하고 생각할 수 없다면, “아니 그래도 좀 부족한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든다면, 행시 붙잡지 말고 돈 좀 더 주는 다른 일을 찾아.

그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 좋았어. 1단계는 통과네.

그래도 안심하긴 일러. 너는 방금, “위생요인”을 통과했을 뿐이니까.

위생 요인이라는 것은, 충족되지 않으면 직무에 “불만족”을 느끼는 요인이지.

충족되었다고 만족함을 느끼는 요인은 아니니까.

그러면 2단계인 “동기요인”은 뭐냐고?

“직무 자체”의 매력도야.

그 일 자체가 자신에게 얼마나 가치 있게 느껴지느냐 하는 거지.

그래서 어때?

너는 대한민국의 공익에 몸바칠 각오가 되어있어?

대한민국이라는 것은, 너에겐 어떤 의미야?

떵떵거리는 삶을 포기할 만큼, 매력적이야?

어떤 잣대를 들이대도, 우선적으로 “대한민국의 공익”을 생각할 수 있겠어?

일은 많고, 사람은 부족하고, 야근을 밥 먹듯이, 아니 밥 먹기를 야근하듯 해.

높은 창의성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근무 환경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야.

매일 정장을 입고, 엄격한 규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 거야.

고등학교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을 거야.

제대로 할 수 있겠어?

못하겠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 뭐. 너는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없겠지만,

1단계의 위생요인은 통과했으니 당장 “그만두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을 거야.

그래, 적어도 “단기적”으로 말이지.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글쎄, 자아실현 욕구가 제대로 충족될 수 없는 네가,

얼마나 오래 공직에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노력해봐. 재능은 차차 늘려가면 되는 거야.

지잡대 출신이라고? 뭐 어때? 하드웨어가 부실하면 처리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하면 못할게 뭐 있니?

PSAT이 잘 안돼? 언어논리 시간이 부족해? 암산이 잘 안돼? 논리 게임 문제를 못 풀겠어?

그렇다면 속독학원에라도 다니고, 암산 연습을 하고, 논리 게임 푸는 연습을 해봐.

일단 죽을 만큼 해보고 결정해.

공직에 뜻이 있다면, 그 정도 노력도 안 해보고 “나는 안돼”하고 단념하지 말란 말이야.

노력할 시간이 아깝다고? 해봤는데 꽝이면 말짱 손해 아니냐고?

야, 그럴 배짱도 없어서야, 행시는커녕 아파트 수위도 못하겠다.

결론은 이거야.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것.

일단 결정했으면, 망설이지 말고 공부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