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처음 왔을 때 집을 미리 구하고 간 게 아니라서 집 구할 동안 머물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싼 숙소를 찾다가 처음에는 이벤트중인 비지니스 호텔로 가기로 했는데
나중에 저렴한 민박을 하나 발견하고 예약을 해서 거기에 머물기로 결정. 
도착하니 주인부부가 맞이해 주더라고. 그렇게 거기서 지내게 됐다.
한국에서 1년동안 살러 왔다고 하니까 신경도 많이 써 주고
따로 돈 내고 아침하고 저녁도 먹었는데 젊은이라 그런지 밥도 진짜 배때기 터지게 줬음.

주인 아줌마 일본어 발음이 이상해서 혹시 외국인 아닌가? 생각했는데 중국분이셨다.
일본에는 꽤 오래 전에 오셔서 주인아저씨랑 결혼하고 지금 대학생인 딸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거의 안 살았다고 함. 학교는 중국에서 다녔고, 현재는 영국에서 옥스포드 대학 다니고 있다고 함.

1주일 넘게 맨날 집 구하러 다니는 모습 보고 매일같이 응원해주고... 아무튼 이것저것 신경을 써 주셨다.
결국 집을 구하자 필요한 것 있으면 사양하지 말고 말하라고 하면서 조그만 냉장고도 물려받았다.
그리고 나중에 주인 아줌마랑 또 만나게 됐는데 그 때도 이것저것 식료품을 챙겨주셨음.

오늘도 집에서 그냥 빈둥대고 있는데 벨소리가 들리더라.
누군가 했더니 여관집 아줌마.
반찬을 싸 들고 오셔서는 아직도 일자리 못 구했냐고 걱정해 주시면서 헬로 워크에 가보라고 하심.
그리고 집에 탁자가 아직 없는 걸 보더니 여관에서 안쓰는 탁자 있으니까 그거 나중에 가지고 오겠다고 하시길래
어떻게 이렇게 해 주시는 분한테 그런걸 시키냐... 그래서 내가 직접 가지러 가겠다고 해서 직접 갔다왔다.
갔더니 케이크 남은거 있다면서 그거 먹고 가라고 하시고... 또 반찬같은거 바리바리 준비하시더니 가져가라고 하심.
감사하고 미안해서 괜찮다고 했는데도 막 안겨주시는기라...

이렇게 챙겨주시는 건 감사한데 너무 챙겨주시니까
혹시 나를 외국인 노동자로 생각하시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전에 나한테 공장같은데 찾고 있냐고 그러셨거든 ㅎㅎ
자기 딸 역시 타향살이 하고 있으니까 외국에서 힘든거 안다고 하시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신다.
씨발 진짜 이렇게까지 받았는데 어떻게든 여기서 끝까지 뻐팅기다 가야지 안 그러면 뵐 면목이 없다 진짜 ㅋㅋㅋ
 

짤방 1. 전에 얻어온 냉장고
짤방 2. 오늘 얻어온 탁자
짤방 3. 아주머니가 가져오신 반찬
짤방 4. 내용물
짤방 5. 여관갔더니 또 안겨주신 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