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횽들 덕에 이별여행 무사히 다녀왔어

니홍고(118.45) 2010.12.14 20:10:56
조회 437 추천 0 댓글 9


유동으로 질문 몇개하고 눈팅만 주로 해서 아는 횽들은 없을건데, 어쨌든 횽들 덕에 유용한 정보 많이 캐서 이별여행 잘 다녀왔어.

파푸카 횽도 이별여행 다녀왔던데, 내가 출발하기 전이라 남의 일같지 않아 맘이 무겁더라. 횽도 힘내.


사실 난 이별여행이 아닐 수도 있었는데, 졸지에 그렇게 됐네.

반년 전에 일본유학 간 헤어진 여친 만나러 갔었어. 유학가기 두어달 전에 심하게 싸우고 서로가 너무 힘들어서 헤어졌는데,

떠나보내면서도 내 맘은 그 친구를 전혀 놓아주지 못했던거 같애. 반년 중 석달은 미친듯이 힘들었고.. 100일이 넘다보니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거 같더라.

그래서, 이젠 다시 만나면 헤어질 때 말했던 것처럼 좋은 오빠동생 사이로 돌아갈 수 있을거 같아서 일본으로 찾아갔어.

네 생일도 챙기고 마침 휴가도 남았고 일본에 가고 싶었고 등등 수많은 핑계로 나를 합리화해서 전화했더니 자긴 괜찮으니 오라고 하더라.

그런데, 역에 마중나온 여친을 본 순간, 그 핑계들이, 그래 전부 핑계였다는 건 단박에 깨달았어. 

기차 타고 갈때만 해도 맘도 차분하고 그랬는데, 7개월만에 얼굴을 보니 식은줄 알았던 심장이 다시 쿵쾅거리더라구. 

까먹은 줄 알았던 그 예쁜 얼굴에 그만 시선이 고정되버려서 뚫어져라 쳐다보다 어색하게 눈마주치고 피하고를 반복했어.

3박4일 동안 함께 여행하면서 참 좋았다. 이쁜 바다에 아름다운 성들, 멋드러진 사원들, 그리고 옆에는 사랑하는 사람.

계속 이런 시간들만 반복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가는 시간이 참 아깝더라. 료칸에 묵으며 저녁식사할 때는 다른 커플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본에서 만난 친구들 얘기하는데, 그새 남자친구들이 많이 생겼더라구.

뭐 당연한거야. 이렇게 이쁜데 가만 놔두는 놈들이 등신이지 이렇게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은듯 웃으며 들어줬다.

그리고, 돌아오는 마지막 날 저녁에 그 친구 집에서 술마시다가 앞으로 다시는 보지말자고 얘기했어.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말 거짓말이라고. 아직 널 너무 사랑해서 네 옆에 있으면 네 손을 잡고 널 안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고.

다시 옛날처럼 너와함께 밤새도록 뜨겁게 섹스하고 싶어서 같이 있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돌아버릴 것 같다고.

그냥 괴롭더라도 널 안보는게 우리 모두를 위해 좋은거 같다고 얘기했어. 시발 나 진짜 안우는 놈인데 안구가 뜨거워지더라.

여친도 그냥 덤덤하게 그러자고 하더라. 사실 자기도 역에서 만난 순간부터 내 눈을 보고 알았다고 하더라 ㅎㅎ 

자기는 이제 연애 안할거래, 그냥 공부하고 자기 목표를 이루고, 집에서 선봐주는 남자 중에 괜찮은 남자 있으면 그냥 결혼할거라네.

그리고, 고향으로는 안돌아갈거래..

끊었던 담배 다시 피면서 눈물이 나오는걸 결국 못참았어. 조또! 결국 미친듯이 마셔버렸다.

아침에 겨우겨우 일어나서 역으로 가서 기차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포옹했다. 그냥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더라 ㅎ

기차는 가고 그녀 얼굴을 순식간에 멀어지고. 그 담부턴 한국 도착할 때까지 화장실에 박혀 토해댔다. 과음때문이겠지..

한국도착해서 잘 왔다고 전화했더니 책갈피를 보라고 하더라. 그녀 편지가 있더라. 어제밤 내가 미친듯이 마시고 잠든 사이에 썼더군.

3박4일 내내 차갑게 구박하고 몹쓸말들만 한거 미안하다고,

하지만 함께 있으면 앞으로도 난 그럴 수 밖에 없으니 이젠 멀리서 행복과 건강을 빌어주겠노라고.

그래, 여행기간 동안 내내 그녀의 구박에 시달렸지만, 서운하지 않았어. 난 알고 있었거든. 사실 그 친구가 얼마나 속이 여리고 착한 얘인지.

날 보고 웃어주고 손잡는거라도 허락하면 미래가 없는 우리 현실에서 내가 얼마나 힘들어질지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렇게 했다는걸.

그렇게 야속하게 행동하는게 오히려 좋은 사람 보고 좋다고 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괴로운 일이라는 걸. 날 위해, 우리를 위해 그렇게 했다는 걸.

한국의 바람이 차서 그런건지, 도착하는 순간 가슴에 시린 기스가 나는 것 같고 외톨이라는 느낌이 확 들더라.

하지만 현실 속에서.. 이겨내야 겠지. 어쨌든 살아야 하고 또다른 미래가 올테니까. 내게는 나의 미래가 그녀에겐 그녀의 미래가.


아 시발 그냥 일갤횽들한테 고맙다는 말하려다가 별얘기 다 싸질렀네. 좀 풀고 싶었나봐 ㅎㅎ

마음이 심란해서 조공할만한 사진도 못찍었고, 이젠 일본 가고 싶은 생각없어. 그래도 한번씩 눈팅하러 올게.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
 
이상 수많은 병신짓과 거짓다짐과 풀수없는 욕망과 그리고 지금당장이라도 보고 싶은 그녀와의 이별여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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