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4일 우에노-아키바하라

나는 축구를 볼 때 남들과 달리 전체의 그림을 보기 보단
한 선수 한 선수 그리고 부분적인 움직임 또 서로간의 약속된 플레이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이 것이 축구를 잘 보는 것은 아니다.
보는 관점은 각각 차이가 있고 혹자는 전체적인 그림 안에서 결과를 중시할 수 있고
혹자는 과정을 중시할 수도 있다.

심지어 같은 지갑을 쓰더라도
혹자는 신분증만 넣고 다닐 수도 있고 혹자는 자신이 당장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넣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여행 역시 그렇다.

혹자는 JR패스를 끊어서 한 도시 도시의 큰 그림을 보며 만족하기도 하고
혹자는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 자세히 보는 걸 좋아한다.

나는 뭐냐고? 후자다.

사실 왔던 곳이기 때문에 지겨울 수도 있지만 지난번 왔을 때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또 12월이었던 관계로 해가 빨리 져서 보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왔었고 또 다른 모습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똑같은 길 똑같은 계획을 잡고서 왔지만

다시 와보니 또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초행길의 생소함 속에서 뭔가 혼자라는
공포감에 사로 잡혀 잔뜩 인상을 찌푸렸던 모습같았지만
이 때의 모습은 온화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