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중탕 문화가 본래 일본에서 건너 온 거라 별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중요한 몇 가지 차이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함. 
여기서 기준으로 잡은 공중목욕탕은 최근에 생긴 시설이 현대화 된 곳이 아닌 낡고 오래된 곳임.

대부분이 딱 우리나라 70-80년대 목욕탕 분위긴데
가격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200-400엔 선.
영업 시간은 새벽 6시-오전 11시, 오후 3시-밤 12시로 둘로 나눠서 운영하는 곳이 많은 것 같음.
아마도 중간에 비는 시간은 물을 갈고 청소를 하는 시간이겠지.

가끔 비누가 없는 곳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세면도구를 챙겨 오는 편이 죠음.
카운터에서 남녀 탈의실을 다 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카운터에 아줌마가 앉아 있어도 신경 쓰지 말 것. 

카운터에서 요금을 선불하면 수건을 달랑 한 장 주는데 이걸로 몸 닦고 말리기 까지 해야 함.
우리나라처럼 인심 좋게 수건 잔뜩 쌓아 놓는거 없음. 그러니까 따로 수건 한 장 더 가져갈 것.

탈의실에 쌓여 있는 바구니를 하나 챙겨서 옷을 담아 라커에 넣어 놓을 것.
바구니를 사용하든 말든 자기 맘이지만 될 수 있으면 바구니에 담아 넣는 것이 깔끔하지.

욕탕의 구조는 세면장, 탕, 사우나로 되어 있는데 샤워기가 있는 곳이 거의 없음.
옛날 우리나라 목욕탕처럼 입장하자마자 바가지로 탕에서 물 퍼서 몸에 한 번 끼얹고 수도꼭지 냉온수 적절히 섞어서 사용.
그리고 남탕과 여탕은 각각의 방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가운에 벽을 세워 놓은 구조라서 위가 뚤려 있음.
그래서 여탕에서 아줌마랑 할매들 수다 떠는 소리가 다 들림. 키가 최홍만 정도 된다면 깡총 뛰어서 여탕 들여다 볼 수 있을 듯.

목욕 방식은 우리와 조금 다름.
우리는 샤워 - 머리감기 - 탕에서 때 불리기 - 나와서 때밀기 - 다시 탕에 들어가기 - 사우나 순인데
일본은 우선 몸을 닦고 탕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끝임. 사우나는 옵션.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센토에 가면 으레 때 불린다고 물만 바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찝찝할 거임.
예전에 어느 외국인(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계로 추정됨)이 들어오자마자 탕부터 뛰어들어가서 다들 뜨악한 표정을 짓던 게 기억이 나네.

때를 미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이태리 타월은 없고 입장할 때 받은 하얀 수건으로 비누 발라서 북북 문질러야 하는데
이게 감촉이 참... 맨숭맨숭한 것이 화끈하게 때를 미는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는 아주 밋밋한 기분이지.
여튼 일본 사람들은 이 수건 한 장으로 꼭꼭 짜 가면서 몸을 닦고 나중에 나와서 말리기 까지 함.

센토에는 대부분 아저씨나 할배들이 많은데 역시나 털털하게 비누 하나로 끝내는 반면
젊은이들은 우리나라 아줌마 저리가라 할 정도로 각종 케어 제품으로 채운 바구니를 가지고 들어와서 목욕을 함.

센토의 이용자들은 중장년층의 경우 일반적이지만 젊은이들은 탕이 없는 낡은 공동주택에 사는 자취생들로 보임.
노가다 아저씨들은 당연히 많이 옴. 몸에 그림 있는 아저씨들은 별로 본 적이 없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탈의실이나 탕에 청소하는 아줌마가 들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곧휴를 수건으로 슬그머니 가리는 것이 매너임.
아줌마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은 탕에서 남자끼리도 곧휴를 여간해서 보여주지 않음.
다들 소심한 자세로 엉거주춤 앉아서 꼭꼭 가리고 있음. 일어서서 이동할 때는 수건으로 수줍게 가리고 이동함.  
그래서 일본인 고치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미션 실패.

지구상에서 남 앞에서도 곧휴를 달랑 거리고 돌아다니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인 거 같음.
양놈들은 빤쮸 입은 채로 샤워를 하는 놈도 많고 탈의실에서는 다들 알듯이 바스타월로 둘둘 말고 다니고.
누드 비치도 있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런데 가는 건 서양인들 중에서도 극소수임. 주로 독일이나 스웨덴 애들.

외국에서 발간한 론리플래닛 한국편에 이런 구절이 있음. 
\'당신이 곧휴를 남에게 보여줄 용기가 있다면 24시간 사우나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 방법임.\'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