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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기]2. 신칸센 기차여행 - 나의 일에 대한 자부심

히로시마카프(122.34) 2010.10.31 12:37:04
조회 1860 추천 2 댓글 12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탑승해본 경험이 여러번 있었지만
유독 이날은 기체가 굉장히 흔들렸다.

비행기가 세상에서 (확률적으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것을 나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비행기를 가장 잘 아는 엔지니어도 일단 탑승하여 하늘을 날다보면 다 똑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어머니는 비행기를 싫어하신다.
워낙에 겁이 많으시기도 하고.

특히나 내가 효도좀 해보겠다고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일본 여행이라도 모시고 가겠다고,
어느날 서프라이즈~발언을 했지만 어머니께서는 여행은 하고 싶지만 비행기는 싫다라는 이유로 거절을 하실 정도였으니까.

 

후쿠오카 공항은 시내와 굉장히 가까이에 있다.
김포공항도 서울 시내와 불과 전철로 몇정거장 떨어져 있다지만 후쿠오카 공항은
전철로 두정거장이면 후쿠오카 및 규슈 여행의 시발점이 하카타역이 있고,
두정거장만 더 가면 후쿠오카 최대의 환락가 나카쓰,
한정거장만 더 가면 후쿠오카 최대의 번화가인 텐진으로 갈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후쿠오카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꽤나 가까운 거리에서 비행기가 이착륙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잠시 일본 여행의 tip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한일 공동 승차권>

한일 공동 승차권은 JR서일본 신칸센(노조미 제외)과 KTX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할인티켓이다.
배편으로 후쿠오카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은 KTX까지 이용하면 되겠지만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여행객들은 KTX는 무시하고 JR만 이용해도 상관없다.

이 티켓의 장점은,

1. 저렴하다.
2. 편도당 1회 하차가 가능하다.

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익 계산을 해보면,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간다고 했을 때의 신칸센 편도 요금은 무려 30만원이다.
하지만 한일공동승차권을 이용하여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간다면 KTX까지 포함하여 16만원이니 절반은 저렴한 셈이다.
게다가 한일공동승차권으로는 중간에 1회 하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후쿠오카-도쿄의 티켓으로 중간에 히로시마, 오사카, 교토 등에서 내려서 여행을 할 수 있다.


입국심사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탑승하려고 했던 기차시간에 빠듯하게 하카타 역에 도착했다.
참, 하카타라는 명칭은 이 지역의 명칭인데 후쿠오카와 통합이 된 이후로도 기차역은 명칭을 하카타로 유지하고 있다.
겨우 역에 도착하여 좌석을 예약하고 기차에 올랐다.
내가 탄 기차는 신오사카행 신칸센 히카리 레일스타.



<히카리 레일스타 : 후쿠오카 -> 신오사카>

나도 철도에 별로 관심은 없었지만 신칸센이란 것이 일본에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 여행을 하면서부터 차차 신칸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일본 특유의 오타쿠적인 문화 덕분인지 신칸센에 대한 상품이나 서적도 굉장히 인기가 있었다.
일본 사람들의 신칸센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후쿠오카-도쿄구간에 투입되는 신칸센 노조미 같은 경우는 1180km를 5시간에 주파한다.
이 정도면 얼마나 빠른건지는 솔직히 감은 오지 않지만 좌석도 비행기보다 쾌적하고,(거의 비행기의 비지니스 클래스 수준)
기차역이 시내와의 접근성이 공항보다 뛰어나니 웬만하면 비행기보다 신칸센을 타는게 나을법도 하다.

흠이라면 비행기 보다 비싼 기차요금이다. ㅎㅎ






<Silence Car>

일본의 기차는 차량마다 금역석, 흡연석이 구분되어 있는 것도 있고
이렇게 Silence Car라고 해서 최대한 조용한 분위기를 위해 차내 방송마저도 하지 않는 칸이 있다.
승객들 본인들도 정숙을 유지해야하는 것은 뭐 당연한 것이겠지.






<열차내 판매中>

기차여행의 별미 중 하나는 바로 열차내에서 먹는 다양한 먹거리다.
일본 기차에서도 승무원이 카트를 끌고 왔다갔다 하면서 과자, 음료, 벤또(도시락)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다.
일본 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볼 수 있었던 한가지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승무원들이 인사하는 모습이다.

카트를 끌고 다니는 승무원이든, 티켓 검사를 하러 다니는 검표원이든 간에,
차량과 차량을 통과하는 저 문을 지나갈 때면,
항상 180도 회전을 하여 승객들에게 정중히 목례를 하고 지나간다.

일본에서 처음 기차를 탔을 때 굉장히 놀랐던 부분이 이것이었다.
지나가는 승무원을 처다보는 승객들은 없었지만 문을 지나갈 때 마다 승객들에게 뒤돌아 정중히 인사를 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드라마 같은 것을 보아도 일본 사람들이 사과나 감사의 표시로 상대방에게 머리를 숙이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짧게 경험한 바로도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 업종의 종사자들에게 이러한 대우(?)를 많이 받아보게 되었다.
삐딱하게 바라보자면, 필요 이상으로 겸손하고, 필요 이상으로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그런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좋게 보자면 나는 그들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진정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실제로 하카타역에서 좌석 예약표를 검표원에게 보여주지 않고 개찰구에 넣어버리는 바람에
(개찰구에는 좌석표를 넣는 것이 아니라 티켓을 넣어야하는데)
기계에서 경고음이 울렸고 직원이 나에게 와서 영문을 물었다.
직원이 내 좌석표를 보더니 내가 통과해야할 길을 알려주고 나를 지나가게 해주면서 \'스미마셍\'이란 한마디를 했다.

적어도 내 상식에서라면 \'스미마셍\'을 외쳐야하는 쪽은 나였다.
그 사람의 진심은 본인말 알고있겠지만,
나는 내게 던진 그 \'스미마셍\'이라는 말 한마디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검표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말,
아니, 할 필요가 없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최근 나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해야 만족하며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중이었는데
뜻하지도 않았고 사실 별것 아니었던 이 짧은 에피소드가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자부심\'이라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멋드러진 직업이 있어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단순한 발상에 경종을 울렸다고나 할까.
자부심이라는 것은 무슨 일을 하느냐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나의 일에 임하는 내 자신의 자세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히카리 레일스타>

한시간 남짓을 달렸을까, 중간 경유지인 토쿠야마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의 첫 일정은 이와쿠니라는 작은 도시인데
이와쿠니에 가기 위해서는 하카타에서 오카야마행 신칸센 고다마를 타고 한번에 가는 방법도 있지만
히카리 레일스타를 타고 토쿠야마에 내려서 고다마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히카리가 고다마 보다 빠르기 때문에 나는 일단 하카타에서 히카리를 타고 토쿠야마까지 왔고,
하카타에서 뒤늦게 출발한 고다마를 이곳에서 갈아탔다.





<토쿠야마 역>

바로 다음역이 이날 나의 첫번 째 목적지인 신이와쿠이역이다.







<토쿠야마역>

토쿠야마역은 매우 작아서,
기차를 갈아탈 때도 플랫폼을 옮길 필요가 없었다.
타고온 방향에서 기다렸다가 다음 열차를 타면 오케이.










<노조미의 위엄>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도쿄발 하카타행 신칸센 노조미가 들어왔다.
기차 길이만 봐도 벌써 다른 신칸센과는 차별화가 느껴지는 녀석이다.






<신칸센 길이 비교 - 작년 9월 촬영>

내가 하카타에서 토쿠야마까지 타고온 신칸센 히카리 레일스타가 8량 열차인데비해,
노조미는 무려 그의 두배인 16량 열차이니 한눈에 봐도 길다고 느낄 수 밖에.







<잘가라, 노조미>








<떠나는 노조미와 들어오는 고다마>

노조미가 박차를 가하며 출발할 때, 내가 타야할 고다마도 들어오고 있었다.









<하카타발 오카야마행 신칸센 고다마>





고다마에 투입된 신칸센은 딱 봐도 N700계 노조미에 비해 투박하고 오래된 티가 났지만
좌석은 오히려 도쿠야마까지 타고온 히카리 레일스타보다 편한 것 같았다.
뭐 그래봤자 어짜피 몇분 후면 이와쿠니역에 도착하니깐....

새벽부터 택시를 타고 동인천역으로,
동인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공항에서 비행기로 후쿠오카로,
후쿠오카에서 기차를 한번 갈아타고 이제 드디어 이와쿠니로.....

시간은 짧지만 꽤나 복잡했던 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까의 여정이 거의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

일본에서 처음 가보는 이와쿠니라는 마을, 그리고 야마구치현.
그곳은 내가 알고 있는 일본과는 또 어떻게 다르고,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그 가르침을 내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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