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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여행기] 101004 京都散策 1

센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0.24 22:55:22
조회 1872 추천 2 댓글 12

교토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날.
오늘의 일정은 본격 교토 산책.
그중에서도 숙소에서 가까운 히가시야마 지역을 남에서 북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로 했어.
좀 많이 걷는 일정이라 그저 날씨가 좋았음 했는데,
여전히 비는 추적추적 내리네. 쩝. 
암튼 일정의 시작은 첫날 밤에 돌아봤던 야사카진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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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걸어 마루야마 공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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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축축 늘어진 수양벛꽃이 그렇게 아름답다던데...
가을, 그것도 비오는 이른 아침의 마루야마 공원은 적막감이 감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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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만 주인인양 유유히 연못을 헤쳐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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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한구석에서 발견한 거창한 차.
꼭 버려진 듯 보였는데, 뭐였을까? 혹시 저 차의 차종이나 정체를 아시는 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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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마루야마 공원을 지나 도착한 정토종 총본산, 지온인.
정문의 크기에 압도당했심. 난젠지의 산몬 보다 큰 거 같더라구.
과연 총본산 답구나.. 했는데 검은색 옷 입은 일본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단체로 속속 저 문을 들어가시더군.
장례식이라도 있는 걸까, 했는데. 알고보니 무슨 큰 법회가 있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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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인 미에당의 규모도 엄청 컸는데, 저 안에 가득 빽빽히 사람들이 앉아서 염불을 외고 있었어.
정토종은 염불만 열심히 외우면 누구나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해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종파라던데...
법당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큰 교회 예배에 온 기분이 들면서 뭔가 조심스럽고,
암튼 사진찍기도 그렇고, 비는 계속 오고.. 결국 지온인에서는 별로 돌아보지 못하고 그냥 발길을 돌렸음.
아! 지온인에 8대 불가사의가 있다던데 미에당 지붕에 꽂힌 우산 하나 봤어.
그나마도 저게 우산인지 뭔지 알 수가 있나.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알뿐. ㅋㅋㅋ 사진으로 봐도 뭘 말하는 지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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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주택가 골목길을 걸어 난젠지를 찾아 가는 길.
지도를 계속 보면서 가는데도 맞게 가는 건지 긴가민가.
그냥 내 감을 믿기로 했는데... ㅋ 왠일로 이번엔 내 감이 맞아 들어갔음. 
목표했던 효테이 옆 무린안에 드디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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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가 뭔가 그윽한 느낌의 무린안.
개인 소유의 정원인데 만든 사람은 메이지유신기의 대신이었던 야마가타 아리토모.
정원사는 유명한 천재 정원사 오가와 지헤이.
호젓하고 조촐한 느낌의 일본식 정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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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뒷배경을 이루고 있는 히가시야마가 더 잘보이는 날씨 였다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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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단풍이 드는 시기에 찾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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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앉아 쉬고 있어도 좋을 풍경이지만, 이 무린안에는 어두운 역사가 함께 있었으니,
옆에 있는 조금 어색한 서양식의 2층 건물에서 러일전쟁을 결정하는 일본 정계의 수뇌 4인의 회의가 있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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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전쟁이라면 우리나라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역사적 사건이잖아.
그 당시를 그대로 보존해 놓은 어두컴컴한 2층방을 보니 뭔가 숙연해지더군.

이렇게 씁씁할 뒷맛을 남기는 무린안을 나와 바로 옆의 난젠지로 향했어.
역시 날씨가 좋지 않으니 산몬을 향하는 발걸음도 가볍지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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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산몬에서 내려다보이는 교토 시내의 절경을 놓칠 수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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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하며 산몬을 올라갔으나 시내는 흐릿하여 잘 보이지 않고, 이번엔 히가시야마 쪽이 더 눈에 들어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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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곳을 다시 가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오니 이런 게 여행의 묘미인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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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흐린 날씨에 보는 난젠지의 수로각은 운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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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치 아래에 누군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면, 그 사람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더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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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각 위를 흐르는 물은 멀리 비와코의 호숫물.
자연이 만든 호수의 물을 인간이 끌어들여 온 대역사의 현장.
자연의 풍경을 망치지 않으면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킨 오래전 옛날 한 청년의 야심을 보고 있으려니,
요즘 내 조국의 모습이 싫어도 떠오르더군.
난 청계천은 아무리 봐도 걷고 싶은 기분이 안들던데,
저 길은 왜 일정만 없었다면 계속 걸어가보고 싶은 걸까?


작년에 샌들 끈이 끊어지는 바람에 들어가보지 못했던 난젠지 호조정원에 들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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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돌아봐도 지극히 일본적인 아름다움이 가득찬 곳이라 오히려 아름다움에 둔감해지는 곳이었음.
밑의 정원은 이름이 \'如心庭\' 이래. 돌이 놓인 모습이 마음 心 자를 닮았다 하지.
자기 마음을 들여다 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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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난젠지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돌아보고 싶은 곳이야.
교토를 들르는 횽아들한테 강력히 추천하고 싶네.

점심을 먹으려고 작년에 갔던 히노데 카레 우동 집에 들렀는데, 아쉽게도 월요일이 쉬는 날이라 했음.
배는 고프고, 아쉬움에 터덜터덜 걸어나오는데 눈에 띄는 카페에 점심 메뉴가 있는 것 같길래 들어갔어.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시는 그냥 동네 가게였는데,
가정식 카레라이스..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지?
먹으면 더 그럼. ㅋ
자아~ 그럼 일단 배 부터 채우고, 여기서 글을 끊어 갈게.
철학의 길은 다음에 또 걷자구.viewGimage.php?no=2abcdc2aead569e96abec2b4478871727da56b13a1963628a17d2b63b3897ef9f06b9077dc47f9f8db0fd0a77dc85f0f7cbedc3010953bcf60534c1c3a4fddcb9500b4c736d6905dca1553e18278c81ce88be7cef7ea1b8d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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