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KIA 나지완이 사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나지완은 지난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아찔한 사구를 맞았다. 3-0으로 앞선 6회초 1사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지완은 롯데 투수 이명우의 몸쪽 높은 볼에 왼쪽 팔꿈치를 맞고 쓰러졌다. 얼굴쪽으로 들어오는 볼에 화들짝 놀라 몸을 돌리는 과정에서 팔꿈치 보호대에 맞았다.

만루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측의 의도적인 사구는 아닌듯 하다. 그런데 잠시 앉아선 나지완과 강민호 사이에 설전이 오갔고 흥분한 두 선수가 으르렁거리자 양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몰려나와 대치를 했다. 그러나 과격한 몸싸움은 없었고 양팀 코치들이 말리며 상황은 곧바로 진정됐다. 

올해 나지완은 사구에 시달리고 있다. 벌써 13개의 사구를 기록했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이 맞았다. 한화 김태균(12개)이 2위이다. 더욱이 5월 27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는 1회말에만 박진형에게 두 번의 사구를 맞은 적이 있었다. 프로 역대 3번째 진기록이었다. 작년에도 17개의 사구(2위)를 맞았다. 

게다가 이날은 이명우의 볼이 얼굴쪽으로 들어왔다. 자칫하면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 올해 사구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다시 살아날 밖에 없었다. 이런 심리적인 상황이 1985년생 동기생 포수 강민호와 말싸움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지완은 더그아웃에서도 굳은 표정으로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구에 이은 벤치클리어링은 가끔 벌어진다. 이날은 양측이 크게 몸싸움을 벌이지도 않았고 주심이 양측에 경고를 주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런데 두 선수의 사구와 벤치클리어링은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튀었다. 경기 중계 해설을 맡았던 이병규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의 편파 논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병규 위원은 당시 상황을 놓고 "나지완이 몇 번 맞아서 흥분한 것 같다. 이명우가 제구가 안된 것 같다. 고의성이 없고 그냥 나가면 되는데"라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나지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편파적인 해설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래저래 나지완으로서는 불편한 사구의 기억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