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부진을 씻고 모처럼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양현종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8안타 1홈런 2볼넷 1삼진 1실점으로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양현종은 시즌 8승째를 거두며 다승 부문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KIA는 지난 11일 광주 넥센전부터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최근 3연패를 떠안고 있던 양현종은 이날은 모처럼 제 모습을 찾았다. 7이닝동안 총 105개의 투구수를 소화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를 찍었다. 직구(68개) 외에도 체인지업(27개), 슬라이더(7개), 커브(3개) 등을 고루 섞어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1회 1사 1·3루의 위기에서 이대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수비의 도움까지 받아 3루주자 손아섭까지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친 양현종은 2회부터 호투를 이어갔다.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5회에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처리하며 점점 더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6회에도 2사 1·2루의 실점 위기를 넘긴 양현종은 7회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홈런을 맞아 1실점했지만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임무를 완수했다.

타선에서도 양현종에게 힘을 실었다. 3회 선취득점을 낸 KIA 타선은 2-0으로 앞선 6회에 5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로써 양현종은 지난달 9일 kt전에서 시즌 7승째를 거둔 이후 6경기만에 승수를 추가하게 됐다.

개막 후 7경기 연속 승리 행진을 이어갔던 양현종은 5월 중순부터 주춤했다.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4.2이닝 6실점으로 시즌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양현종은 이어 26일 롯데전과 1일 NC전에서 연이어 조기강판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9일 넥센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며 다음 등판을 향한 희망을 되살렸다. 그리고 이날 호투로 팀의 기대치에 걸맞는 성적을 냈다.

경기 후 “부진이 너무 길었다”라며 운을 뗀 양현종은 “그동안 생각이 너무 많아 잘 안 풀렸는데 오늘은 최대한 잡생각없이 내 볼에만 집중하고자 했다”고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한승택을 향한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포수 (한)승택이의 리드가 좋았다. 승택이가 낸 사인대로만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야수들이 경기 초반 좋은 수비로 막아주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또한 점수를 많이 내주면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고 야수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직전 넥센전에서 감을 찾았다던 양현종은 “부진한 동안 릴리스 포인트가 조금 뒤에 있었던 것 같아 의식하며 이를 고치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 시즌 초반 좋았던 때의 분석 비디오를 보면서 감각을 찾으려고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 성과를 낸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