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프로야구 감독이 꿈꾸는 두 마리 토끼가 성적과 리빌딩이다. KIA가 그 두 마리를 모두 잡는 걸음을 내딛고 있다. 현장에서는 ‘되는 집’이라고 표현한다.

김기태 감독은 여러 명의 무명 혹은 신예선수를 기용하면서 미래를 위한 포석까지 두고 있다. 가장 눈에 띈 이가 임기영(24)이다. 경북고 출신으로 2012년 2차 2라운더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임기영은 2014시즌 후 한화로 FA 이적한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사이드암 투수다. 상무 전역 후 올해 대박의 낌새가 보인다. 12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1.82, 게다가 완봉승까지 두 차례 챙기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사이드암으로 성장할 수순을 밟고 있다.

그 뒤를 밟은 이가 좌완 정용운(27)이다. 임기영이 폐렴으로 입원하자 정용운이 튀어나왔다. 지난 4일 삼성전 5이닝 2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챙기더니 11일 넥센전에서도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연승을 달렸다. 2009년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 입단 9년차의 늦깎이 돌풍. 정용운은 지난해까지 1군 경험이 26경기 33이닝이 전부였다.

박진태(23)도 눈길을 끈다. 올해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지명받은 건국대 출신 대졸 신인 사이드암이다. 지난 10일 넥센전에 계투 등판해 3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자 김 감독은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로 내세운 강수를 뒀다. 결과는 3⅔이닝 7피안타 3탈삼진 4실점. 69구 중 스트라이크가 54구나 됐다. 자신의 볼을 던져 선발 데뷔전에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임창용의 2군행을 메운 마무리 김윤동(24)도 큰 수확이다. 2012년 4라운드 전체 38순위 우완 김윤동은 지난해 53이닝 평균자책점 5.43을 기록하며 1군에 안착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대체 마무리 역할까지 수행하며 13일 현재 29경기에서 5세이브3홀드(2승1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불펜의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2년차 내야수 최원준(20)도 빼놓을 수 없다. 신인 첫 해 1군 14경기 24타수 11안타(1홈런)으로 주목을 받은 최원준은 올해 3루수 이범호의 부상 때 기회를 받았고 1군에 생존했다. 지난달 28일 광주 롯데전에선 윤길현을 상대로 연장 11회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날리기도 했고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초 추가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올해 벌써 19경기에서 46타수 14안타 13타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