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것은 내 경험담이고, MSG 안섞은 팩트라는 걸 미리 말해둘게

갤질하다가 생각나서 한번 써 본다.

※전에 올렸었는데 한번 더 올림 나중에 그냥 갤러들끼리 심심풀이 땅콩으로 안주삼아라

내가 사정이 좀 있어갖고 훈련소를 26살에 갔음

지금도 공익근무중이고 올 11월에 끝난다

집은 서울인데 대학을 대전에서 나와서

20살때 머전으로 아예 독립해서 주소지 옮기고 세금 꼬박꼬박 내가며 생활함

대학 마치고 일하다가, 내가 하고싶은 일 하고 싶어서 자본금 벌려고 서울에 돌아와서 알바로 돈 모으고 있을 때 징집 때려맞고 소집됨ㅋㅋㅋㅋ

세종시에 있는 32사단이었는데 보충역만 있는 중대였다

1주 뒤에 야구선수들 들어온다고 소문이 돌았는데

알고보니까 2014 아시안게임 면제받은 놈들이 프리미어12 끝나고 입소하는거더라

손아섭, 황재균, 나성범, 오재원, 김상수, 차우찬이었음

내가 건강이 좋지 않아서 그나마 귀가조치될 뻔한거, 더 늦으면 진짜 서른에 소집해제할거 같아서 군병원에서 뗑깡쓰고 남은거라

매일 건강체크 하고 아침점호 직후에 건강체크 했어야 했다

그래서 더더욱 다른 훈련병보단 선수들 볼 일이 많았는데

손아섭

야구장에서 보이는 이미지 그대로임. 승부욕 강하고 잔정 많고

선수니까 몸사리는건 어느정도 당연한건데, 눈에 안 띄고 훈련은 기본적인 건 다 받았음

미담 하나 있는데, 군대 가면 종교행사 있잖아. 손아섭이 엄청 독실한 불교신자라고 함.

거기서 우리 중대 애가 손아섭 팬이라고, 아는척을 했나봐. 거긴 향토사단이라 꼴빠가 많지도 않은 곳인데 ㅋㅋㅋ

쨌든 손아섭이 그 얘기를 듣고, 다음 종교행사때 따로 그 훈련병 불러서 사인해주고, 손잡아주고, 카드에 메시지 남겨서 준 모양이더라

생활관에 야구 좋아하는 놈 많았어서 막 '이야 남자네' 했음

포스팅 0원 얘기 나올때 엄청 침울해했다는 후문이다

황재균

진짜 야구선수인지 몰랐으면 그냥 현역인줄 알 정도로 FM이었음

32사단은 분대마다 팀장을 둘씩 뽑음. 생활관 평상당 1명인데

보통 선수들 그런데 가면 막 암것도 안하려고 하고 그렇잖아

황재균은 막 팀장도 하고 지가 구령도 붙이고, 진짜 조교들도 말뚝박으라고 했을 정도

벌크업한 시즌 직후라서 그런지 어깨 장난 아니더라. 6명중에 덩치 제일 컸음

역시나 포스팅 망횄는데 황재균은 별 얘기 없었음

2주차 주말에 3분 통화하게 해주는데 6명이 모여서 수다떨고 있을때

황재균이 존나 큰소리로 외침

"야! 3분이 3초야!"

오재원

앞에 두 녀석이 심심해서 의외였다면 오재원은 반대의 케이스. 딱 오재원처럼 생활했다.

어떻게 했냐고?

입소 바로 다음날 의무실 입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무실로 가서 며칠 이상 있으면 의무대, 군병원으로 가야 하고 하니깐 아예 드러눕거나 이런건 아니었음

왔다ㅡ갔다 했는데 의무실 엄청 자주 있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건강체크하러 매일 의무실 갔어야 됐다 했잖아?

그때 병장이던 의무병이 후임한테 한 말이 있음

"야, 오재원 쟤를 어떻게 하면 좋냐!?"

근데 그것과는 다르게 워낙 쾌활해서 인기는 좋았다고 한다

팬서비스도 좋잖아

김상수

별 거 없었고, 별 에피소드도 없었음.

알아봐주면 감사하다는 인사 잘 했었고, 사인 잘 해줬다더라.

아, 당시 김상수 머리색이 노란 색이었던걸로 기억하거든?

근데 빡빡이 돼갖고 의미가 없어서 그냥 똑같은 빡빡이였다.

차우찬

아무래도 당시엔 다른 5명에 비해서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잖아

워낙 착하다고 소문난 차우찬이라, 김상수랑 같이 별 문제나 눈에 띄진 않았음.

조금 다른건 김상수는 착한데 몸가짐을 조심한다. 라는 느낌이었다면

차우찬은 애초에 착해빠진 스탈?

누가 팬이라고 좋아하니까 "아유, 나 별로 유명한 선수도 아닌데..." 하면서 엄청 좋아하더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존나 생명이 위험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우리 중대가 각개전투 하고 들어온 날이었을 거야. 이제 워낙 굴러댔으니까 다 흙탕돼갖고

샤워부터 먼저 하고 석식 하기로 함. 그래서 앗싸 좋구나 하면서 이제 샤워하고 올라오는데

어떤 놈이 막사 계단을 혼자 점령하고 있네?

덩치도 더럽게 커서 떡하니 혼자 막사 계단을 다 채우더라

무슨 장판교에 서있는 장비도 아니고, 그 상태로 뒤로 숙이고 전투화 닦고 있더라

내가 이제 피해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올라갈라는데, 그녀석이 갑자기 몸을 틀어갖고

뻑! 하면서 어깨빵을 한거야. 근데 이게 둘 다 덩치가 크니깐 서로 큰 충격은 없었음

내가 이제 피곤하고 이러니까 "아 좀 지나갑시다!" 하니깐 눈 마주침. 근데 어두워서 얼굴이 잘 안보이더라

하여튼 그 사람이 이승엽 레슨받는 김주형 얼굴로 댕청하게 보고있길래 "뭐요?" 하고 시크하게 올라옴

나 따라 올라오던 같은 분대 칰갤러가 "형, 지금 누구랑 부딪힌지 알아?" 라고 묻더라

"누군데?" 하니까 "형 지금 나성범하고 부딪혔어!" 라고 호들갑떰

순간 시발 등에 식은땀이 무등구장에 날라다니는 날파리만큼 빨리 흐르더라

만약 내가 거기서 더 뻗댔으면 어깨빵은 ㅈㄹ 하늘로 빵 하고 사라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날따라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고싶었는지 다시금 곱씹게 된다.

그러고보니 나성범이 그때 머리를 안 자르고 들어왔어. 그리고 머리를 안 자르고 훈련받았다.

수료 바로 다음날이 결혼식이어서 그랬던걸로 알고 있어.

막 나성범보고 코끼리 코끼리 하는데 확실히 덩치가 크긴 크더라. 그런데 황재균보단 작았음.

1주 먼저 들어와서 1주 먼저 나갔는데 나중에 기사로 보니까 나성범이 최우수표창 받았더라

제발 나는 기억 못해줬으면 좋겠다. 그때 미안했어 성범이형 ㅎㅎ 살려줘 ㅅㅂ

이 얘기 해주니까 엔갤 눈팅하는 엔빠 친구가 너땜에 우리 성범이가 떨공삼 됐다고 물어내라고 드립침

근데 그 황재균 나성범보다 작년 와카전에서 본 바사삵이 더 덩치 크고 위압감 느껴지더라 ㅅㅂㅋㅋㅋㅋㅋㅋㅋ

그때 날 조지지 않아 준 성범이형한테 감사하며 지금은 주중엔 공익근무 주말엔 겸직으로 알바 하면서 잘 살고 있다.

재미없는 글로 시간 뺏어서 미안하고 읽어줘서 고맙다 ㅃㅇ

덧. 설마 이거 식빵한테 문재있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