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제공
헥터 노에시(30·KIA)가 KBO리그 특급으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

헥터는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화전에서 7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KIA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다승 단독 1위인 헥터는 9승째를 따내며 7승을 유지하고 있는 2위 그룹을 2승 차로 따돌리고 독주를 이어갔다.

올시즌 12경기에 등판해 11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헥터는 단 1패도 없이 승률 10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막전부터 6전 전승을 거둔 뒤 3경기 연속 호투하고도 승패 없이 물러났던 헥터는 5월25일 한화전에서 7승째를 거두면서 다시 3연속 승리를 따내 다승왕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헥터는 올시즌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강약을 조절하는 여유로운 피칭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경기 초반에는 같은 직구를 던지면서도 스피드를 조절해 타자를 맞혀잡으며 서서히 출발해 위기 상황에서는 강하게 승부하는 식이다.

이날은 힘 조절에 실패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1회 선두타자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3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내줘 2실점으로 출발했다. 1회에만 무려 35개를 던졌다. 그러나 이후 급속도로 원래 피칭을 되찾았다. 2회에도 2사후 2안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넘긴 헥터는 3회부터 5회까지 삼자범퇴로 끝냈다. 6·7회에도 1안타씩을 맞았지만 이후 쉽게 승부하며 끝냈다. 1회에만 35개를 던지고도 7회까지 버틴 것이 헥터의 위력이다. 헥터는 108개를 던진 뒤 KIA가 8-2로 앞선 8회초 불펜으로 안전하게 공을 넘겼다.

KIA 선발들은 지난 등판을 마친 뒤 모두 하루 추가 휴식과 우천 취소까지 더해 일주일을 푹 쉬고 등판했다. 시즌을 길게 보고 풀타임을 뛰어야 할 선발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 배려한 휴식이었다. 다만 이 휴식기간의 변화가 바로 다음 등판에 가져오는 효과에는 투수별로 개인차가 있다. 전날 임기영이 이 휴식의 효과로 시즌 두번째 완봉승을 거둔 반면 헥터는 좀 더 길어진 휴식으로 인해 경기 초반 컨트롤에 영향을 받은 듯 보인다.

헥터는 “1회에 매우 좋지 않았다. 피곤한 상태였고 팔도 잘 올라가지 않는 느낌이었다”며 “2회부터 최대한 공을 낮게 던지기 위해 집중했다.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서 조금 영향이 있었지만 꼭 그것때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KIA는 헥터가 등판한 12경기에서 11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헥터는 “내가 나올때마다 팀이 많이 이기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수비와 타격이 좋아져 팀 성적도 좋아진 것 같다. 다승 1위라는 점에는 별 신경쓰지 않지만 선두라는 사실은 기분 좋다”고 말했다.

KIA 타자들은 0-2로 뒤지던 2회말 타자일순하며 7안타로 대거 6점을 뽑은 뒤 7회말 버나디나와 나지완의 솔로홈런을 더하며 올시즌 2호이자 KBO리그 24호 선발전원안타를 터뜨려 헥터와 함께 KIA의 3연승을 합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