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KIA 임기영이 12일 만에 또다시 친정팀을 상대로 마운드에 선다.

KIA는 6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경기에 임기영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올시즌 6승2패 평균자책점 2.07의 성적을 남긴 임기영은 현재 다승 공동 6위, 평균자책점 3위에 올라있을 뿐 아니라 이닝당 출루 허용률(1.13, 3위)과 퀄리티스타트(8회, 공동 4위) 등에서도 꾸준하고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NC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따내고도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올라갔을 만큼 그동안 보여준 임팩트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임기영은 5월24일 한화를 상대로도 이미 최고의 역투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임기영은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단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2km에 그쳤지만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싱커 등을 고르게 구사했고, 효율적인 피칭을 통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임기영은 2012년 2라운드 18순위로 한화에서 프로의 첫 발을 내디뎠고, 2014시즌을 마친 뒤 송은범의 FA 보상 선수로 팀을 옮긴 투수다. 

본인은 첫 등판 후 “친정팀과 꼭 붙어보고 싶었는데 재미있었다. 시범경기 때와 달리 더 많은 선배들이 엔트리에 나와있는 것을 보고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천진난만한 미소 속에 밝혔지만 한화 팬들 입장에서는 가슴이 시릴 수밖에 없다. 

팬들이 당시 구단의 선택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한화 선수단은 임기영과의 친분 여부를 떠나서 설욕에 대한 의지를 불태울 필요가 있다. 

첫 대결이 성사되기 전날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고, 결국 24일 임기영을 넘지 못해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후 25일 경기마저 패하면서 KIA에 주중 3연전 스윕을 당했으며, 26일 NC전까지 무려 8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후 4연승으로 반등하는 듯 했던 한화는 SK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넘겨주며 다시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다. 임기영 공략에 또다시 실패한다면 이번에도 연패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임기영 역시 한화와의 첫 만남 때 친분이 두터운 이태양과 선발 대결을 펼쳤다면 이번에는 훨씬 강력한 카드인 오간도와 격돌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당시 4회까지 무려 7점을 지원받으며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으나 비슷한 행운이 반복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KIA 역시 최근 4경기 1승3패로 흐름이 썩 좋지 못했기 때문에 임기영이 또 한 번의 역투로 팀 분위기를 살릴 필요가 있다. 

과연 두 번째 대결에서는 어느 쪽이 미소를 지을까. 팬들의 시선이 벌써부터 광주 챔피언스필드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