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갑자기 생각나서 남겨봄

때는 올시즌 올스타직전 엔시 홈경기였음

3루 서프라이즈존 직관때

대투수 vs 장현식 선발인데

당연히 대투수 압살경기라 응원할맛 ㅅㅌㅊ

근데 7회때였나?

창드성님이 고개 푹 숙이고 덕아웃에서 불펜으로 가는거임

아마 그때 욕의 절정기를 드시고 계신터라

표정도 ㄹㅇ 엄청 안좋았음

그때 나도 왜 굳이 기량 떨어졌을때 와서 민폐를 끼치는지

좀 원망 아닌 원망을 하고 있던터라 별 감흥도 없었다

알다시피 서프존은 3루 덕아웃과 가까워서 선수들이

몸풀려고 오면 다 자세히 볼 수 있음

그런데 같이 직관 온 아부지가 갑자기

"임창용 화이팅! 힘내라!"

큰소리로 응원하시는거임

그랬더니 몇몇 갸팬들이 화이팅 해주니까

당시 3루심이었던 이영재 심판이 울 아부지를 힐끗

쳐다보더라

그리고 파울볼 하나 주워서 언능 던져주는거

아부지가 나보고 받으라해서 받았음ㅋㅋㅋㅋ

경기 끝나고 아부지한테

"갑자기 왜 임창용 응원하셨어요? 못한다고 욕 많이 하셨잖아요."

난 당연히 그래도 해태 출신이잖아

이러실줄 알았는데

"나도 임창용 정신차려라! 하려고 했지. 근데 표정을 보니까
너무 안좋더라고. 그전부터 얼마나 욕을 먹었으면 그러겠어? 사람이 그러면 안되지. 김기태가 고집부리는거 좀 이해되더만. 같은 야구인이고 베테랑이면 선후배 사이인데 못한다고 빼고 욕하고 그럴수가 없겠지. 하물며 팬인 나도 마음이 안좋은데. 그니까 너도 못하면 욕만하지 말고 응원도 해주고 그래. 혹시 알아? 우승할때 결정적 역할할지?"

난 솔직히 그냥 아부지가 나이가 드시니 감성적이신갑다

했는데, 그렇게 삽질하다가 5차전 만리런 때린 꽃더지 보고

그때 아부지 말이 절절하게 느껴지더라

물론

짐짝은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