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인사가 늦었습니다. 고향은 김해고..어렸을때부터 수원 살아 어렸을때부터 두산 좋아한 팬입니다. 좀 설명이 복잡하고 난잡해져서 죄송합니다.

이제야 마음 정리를 했습니다. 5월 지나고 기아가 우승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두산 막판 스퍼트가 괜찮은 편이라 기대를 잔뜩 해서 그런가 코시 지나고 한참이 지나서야 인사를 보냅니다.

아버지는 기아 팬입니다.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전라에 터를 잡고 스포츠를 시청하고 들어오셨으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아버지와 저는 항상 두 타이밍 늦는 사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린 나이 수원에 올라와 지낸 저에게는 조금 과격했고, 기대감도 크신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어울리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분이 야구를 시청하실 때는 항상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말 많고 과격하시던 분이 야구를 시청하실 땐 세삼 진지하기 끝이 없으니 저에게는 야구가 시작하는 시간이 천국에 와 있는 시간이었죠.

09년 제가 전역하고, 여느 때보다 화려하게 외식도 하고.. 고기도 썰었습니다. 95년부터 OB팬이던 저에게는 아니꼬운 일이었지만 다음 해는 다를 거라고 항상 생각하다가... 늙은 아비가 제작년 한마디 하시더이다.

수고했다 너도.

그때는 그냥 감격에 젖어 흘린 말이었습니다. 몇년만의 우승인지.. 01년부터 15년까지.. 14년이 지나서야 저는 야구를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저는 눈물을 흘렸을까요.

올해, 저는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그날 아버지에게 한 마디를 겨우, 힘겹게 건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버지.

그리고 오늘에 와서야, 여러분에게 이 말을 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잖고 허술한 말이지만, 같은 팀을 응원한 아버지에게 건냈던 말입니다. 여러분. 기아 팬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