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정규리그 잘 안 챙겨본다. 연고지에 팀 없어서

어느 팀도 딱히 응원한적은 없지만 기아가 여러모로 나랑은 연관이 없는 팀은 아니라.

포털 스포츠뉴스로 소식은 챙겨보고 그랬다. 

정규리그 잡고 코시 직행했다는 소식에 왜 기분이 좋았는가는 나도 모르겠다.

1차전 그날 바빠서 못봤다. 기아가 졌다드라. 그러려니 했다. 상대가 두산이기도 하고.

2차전 이 날이다. 느긋하게 쉬면서 티비 채널 돌리다가 6회부터 보기 시작했다. 

0대0 투수전이길래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더라. 투수가 또 양현종이길래. 

나 양현종은 원래 좀 좋아했음 웬지 모르게 어설픈 어린 투수일때도.

이날 양현종이 슈퍼히어로같은 모습 보여주는거 보고 마지막 스트라이크 잡는 장면 엄청 돌려봤다.

난 딱히 이 팀의 팬은 아닌데. 막판 삼진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있더라.

어제 3차전. 모처럼 1회부터 봤다. 나 전에 알바하던 가게에 사장님이 골수기아팬이었는데.

나지완 엄청 싫어했다. 코시우승홈런 말고는 한번도 맘에 든적 없다며 유난히 깠었다. 나로또라고 부르면서.

양현종이 다 잡았던 게임에서도 나지완이 헛손질 해서 김주찬 다 죽을뻔 하다가 런다운쑈 하면서 살길래

어떨까... 싶었는데, 홈런을 치더라?... 내가 09년에는 진짜 야구에 관심 하나도 없이 뉴스도 안보고 살았는데,

09년에 기아가 우승했다는건 기억하고 있었던 이유가. 그 해 가을 어느 야외공연페스티벌 현장에 있었는데,

차분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의 공연무대에 당시 사귀던 여친땜에 억지로 가서 꽉꽉 들어찬 사람들 사이에 낑겨 있던 와중에 

옆 사람이 핸드폰으로 코시 보고 있길래 스을쩍 홀깃홀깃 훔쳐보던 와중에 그사람이 갑자기

"기아 우승! 기아 우승이다!!" 라길래 그사람 핸드폰 쳐다봤더니 끝내기 날리고 나지완이 신나게 베이스 돌고 있더라고.

그래서 기억했는데, 그때랑 똑같은 홈런 치고 돌고 있더라. 참 재밌었어. 막판에 삼자범퇴 하길래 

오랜만에 나한테 야구 재밌는거 알려주는 팀이다 싶어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나랑 연관이 있는 팀이어서 그렇지.

다른 팀이 이랬으면 봐도 그냥 재밌는 경기였구나 하고 말았을텐데. 야구를 잘 챙겨보려면 기아팬을 하라는 뭔가 신호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