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실력 차이가 커요 = 3-5패는 남았지만 불펜진의 3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1차전. 헥터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왔던 심동섭은 1이닝 1피안타 3K로 생애 첫 한국시리즈 경기를 무사히 치르며 눈길을 끌었다. 심동섭은 “어깨가 아픈 뒤 스피드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힘으로 승부 했다. 시즌 때와 같은 마음이었다. 긴장은 안 됐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심동섭은 이어 ‘운도 실력이다’는 취재진의 말에 “운과 실력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10개 중 8개가 스트라이크였어요 = 문재인 대통령의 시구는 KIA 선수단에게도 특별했다. 김기태 감독은 “큰 영광이다. 혹시 KIA 점퍼를 입고 있던 경호원들이 제지할까 봐 조금 떨어져 있었다”고 말해 사람들을 웃겼다. 직접 공을 받았던 포수 김민식도 “큰 영광이다. 언제 내가 (대통령의) 공을 받아보겠냐”며 특별했던 시구를 이야기했다. 시구 연습 당시 공을 받은 불펜 보조 최규상은 “연습 끝나고 말씀 드려서 셀카를 찍었다(웃음). 청와대서 10일 정도 연습하셨다고 하더라. 잘 던지셨다. 연습하실 때 10개 중 8개를 스트라이크로 던지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힘이 들어갔던 문 대통령. 시구 평가를 해주라는 요청에 김민식은 “흙과 같이 잡아서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고통을 나눠주고 싶었어요 = 포수 김민식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한국시리즈 첫 경기 1회 수비에서 김민식이 파울 타구에 급소를 맞으면서 잠시 경기가 중단됐었다. 이명기가 “민식이 사고 났잖아요”라고 웃기는 했지만 당사자에게는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김민식은 26일 전날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고통을 나눠 주고 싶었다.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잘 맞았으니까 =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플레이였다. KIA는 3-5로 뒤진 1차전 8회말에 무사 1·2루의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앞선 타석에서 두 개의 안타를 기록했던 안치홍의 타구가 3루수 허경민에게 잡히면서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김기태 감독은 “지나간 거니까 편하게 하자고 이야기했다. 자신감은 있더라. 자신 있었다고 한다. 감독 입장에서도 잘 맞은 타구였으니까. 잘 맞았으니까 더블 플레이가 됐다”고 언급했다.

/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