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스포츠=윤승재 기자]

KIA 타이거즈가 우여곡절 끝에 올 시즌 정규 리그 우승팀이 됐다.

KIA는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최종전에서 kt 위즈를 10-2로 이기며 2위 두산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자력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막판 두산 베어스에 추격을 허용하며 최종전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던 KIA였다. 피말리는 추격전 끝에 우승을 맛본 KIA에게 이날 승리는 더 달콤하고 짜릿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KIA는 극적 우승의 감격뿐만 아니라 대기록도 여럿 달성하는 겹경사를 안았다. 

대기록의 주인공은 선발 투수 헥터와 폭발한 타선들이다. 이들은 이날 최종전에서 어떤 대기록들을 달성했을까.
 

◆ '양현종-헥터' 32년 만에 탄생한 20승 듀오

KIA는 전날 kt와의 경기에서 20승 투수를 배출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온 양현종은 무려 120구를 던지며 승리 투수가 됐고, 개인 통산 최초 20승 기록이자 KBO 역사상 22년 만에 태어난 '토종 20승 선발 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3일 KIA는 최종전을 앞두고 또 하나의 20승 투수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었다. 전날까지 19승을 기록하고 있던 외인 투수 헥터 노에시였다. KIA는 이미 최종전 선발로 헥터를 점찍은 상황. 헥터가 이날 승리 투수가 된다면 KIA는 20승 투수를 두 명이나 배출한 구단이 되는 영광을 안게 되는 상황이었다.

선발 20승 투수를 2명이나 배출한 구단은 지난 30여 년 동안 한 팀도 없었다. 1985년 삼성 라이온즈의 김시진(선발 21승)-김일융(선발 20승) 듀오가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이날 KIA가 kt에 10-2 승리를 거두며 선발 투수 헥터가 20승에 성공, KIA는 33년 만에 20승 선발 투수를 2명이나 배출한 구단이 됐다.

◆ '철완' 헥터, 2017시즌 유일한 200이닝 투수

'한 시즌 200이닝'의 기록은 선발 투수라면 누구나 달성하고 싶은 대기록 중 하나다. '철완'의 상징으로 선발 투수가 한 시즌을 꾸준히 잘 소화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혹사 논란도 있지만 해당 기록에 욕심을 드러내는 선수들도 많다.

작년에는 헥터(206.2이닝)와 켈리(SK,200.1이닝), 그리고 양현종(200.1이닝)이 해당 기록을 달성했고, 2015년에는 린드블럼(롯데,210이닝), 해커(NC,204이닝)가 대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헥터만이 200이닝의 금자탑을 쌓았다. 최종전 전까지 200이닝에 5.1이닝만을 남겨둔 헥터는 6회 선두타자 이해창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잡아내며 200이닝을 달성했다. 2년 연속 200이닝을 달성한 투수이자 올 시즌 유일한 200이닝 투수가 된 순간이었다. 

인터뷰에서 "20승보다 200이닝을 더 달성하고 싶다"던 헥터는 이날 20승까지 달성하면서 20승과 200이닝을 함께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헥터는 이후 1.2이닝을 더 던지면서 총 201.2이닝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 '불방망이 타선' KBO 역대 최고 팀 타율 달성

역대 KBO 사상 최고 팀 타율은 2015년 삼성이 기록한 0.302이다. 최종전을 앞둔 KIA의 팀 타율도 똑같이 3할 2리였다.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계산해도 두 팀 모두 0.3018다. KIA가 1리만 더 보태면 KBO리그 역사상 최고 팀 타율을 달성하는 팀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날 최종전에서 장장 13안타를 때려낸 KIA는 전날과 같은 0.302의 팀 타율을 유지했지만 정확히는 0.3023으로 소폭 상승시켰다. 최고 팀 타율 기록을 보유한 삼성의 0.3018보다 높은 수치다.

이로서 2017년의 KIA는 2015년 삼성을 제치고 KBO 역사상 최고 팀 타율을 달성한 팀이 됐다. 하지만 소수점 넷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셋째 자리까지만 기록하는 KBO규정상 여전히 동률로 기록된다. 

사진=뉴시스

unigun89@stn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