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는 2015시즌을 준비하는 각 캠프를 방문해 '캠프 5문5답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다. 5가지 질문에 답하고, 다음 인터뷰 대상자를 지목해 직접 질문하는 형식이다. KIA 김주찬(34)은 동갑내기 이범호(34)를 지목했다. 김주찬은 "매일 붙어다니지만, 평소 궁금한 것들이 있었다"고 했다. 이범호는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있냐"며 핀잔을 줬다.


KIA 동갑내기 단짝선수인 이범호(왼쪽)과 김주찬.


- 캠프에서 내야수 훈련을 하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넌 3루 수비를 줄곧 했는데, 내야 수비 잘하는 법은 무엇인가.

"난 네가 금방 적응할거라 생각한다. 프로 2년 차까지 유격수를 봤잖아. 어릴 때부터 10년 넘게 내야수를 했으니 감각이 분명 남아 있을거다. 너의 야구센스는 정말 뛰어나니까. 내 수비가 잘하는 거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웃음). 아무래도 외야 수비가 내야보다는 집중이 덜하지? 내야로 온 김에 집중력 좀 높이고 가라(웃음)."


- 2년 연속 주장이다. 나는 그런 역할을 맡는 것이 부담스럽던데.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노하우가 있나.

"이제 두 시즌을 했는데, 노하우는 무슨. 그냥 어린 친구들에게 자꾸 말을 건다. 나는 어릴 때 고참 선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내가 선배가 돼 느껴보니, 먼저 다가가야 편한 대화를 할 수 있더라. 대신 팀이 잘 돌아가지 않을 때 화를 제대로 내야 한다. 네가 사고 치지 않고, 말을 잘 들어줘서 고맙다. 그런데 부탁이 있다. 너 특타할 때 날 좀 끌어들이지 마라(웃음)."


- 나는 마흔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 너는 언제까지 하고 싶나.

"나는 서른 아홉까지 하고 싶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웃음). 선수 생활을 마치고 공부를 하고 싶다. 많이 배워서 나중에 지도자가 돼 좋은 선수를 양성하고 싶다. 가족과 함께 못다한 시간도 하고 싶고. 선수 생활을 더 할 수도 있지만 공부할 시간이 짧아질 것 같다. 5년 남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내고 싶다."


이범호와 김주찬이 러닝 훈련을 하고 있다.


- 올 시즌을 마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데. 동기부여가 되나.

"FA가 가족을 위해, 생활을 위해 하는 건 맞다. 그러나 요즘 내 가치를 높이는 것이 FA를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모습이라고 느낀다. 가치를 운동장에서 표현해야지. 그럼 구단은 가치를 인정해 줄 거라 생각한다."


- 우리는 지금까지 15년 동안 야구를 하면서 우승 경험 못했다. 우승 욕심은 있나.

" (한숨을 쉬며)하아. 그래도 나는 한국시리즈는 가봤다. 너는 못가봤지? 준우승을 하고 더그아웃에 앉아있는데, 정말 아쉽더라.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우승은 한 번 해보고 싶다. 나중에 지도자가 되면 얼마나 많이 하려고 지금 안되는 지 모르겠다(웃음). 10번 우승한 팀에 왔는데, 안되는 걸 보면 실력과 운 모두 중요한 것 같다. 기회가 언젠가는 한 번 올 거라 믿는다. 그때 온 힘을 다해서 해보자."

이범호는 다음 주자로 왼손 투수 임기준을 지목했다.

오키나와(일본)=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