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외야수 이명기(30)의 정규 시즌 종반 복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규리그 1위 자리를 굳히는 것은 물론 서서히 포스트시즌을 대비해야 할 KIA에게는 희소식이다.

이명기는 지난 3일 고척 넥센전에서 수비 도중 부상을 당했다. 7-1로 앞선 9회말 넥센 장영석의 좌익수 방면 타구를 잡으려던 과정에서 그는 좌측 발목을 다쳤다. 발목이 접질린 것. 그라운드에 쓰러진 이명기는 곧장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지난 4일 끝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명기는 20일 현재까지도 1군 엔트리에 복귀하지 못했다. 당초 10일이면 회복할 것이라 내다봤던 구단의 예상보다 회복이 더뎠기 때문. 골절 혹은 근육 파열 등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다만 SK 시절부터 고질적으로 좌측 발목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느렸다. 따라서 그는 빠르게 복귀하고자 했던 마음을 비웠다. 지난 14일만 하더라도 이명기는 타격·수비 훈련을 진행하지 않고 재활에만 힘써왔다.

구단이나 이명기 본인도 서두를 이유는 크게 없었다. 물론 이명기는 KIA의 핵심선수지만 그 없이도 KIA는 리그 1위를 지켜냈고, 여전히 한국시리즈 직행도 유력하다. 정규리그도 좋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욱 간절해진 현 상황이기에 이른 복귀보다는 완벽한 복귀가 훨씬 나았다.

포스트시즌 돌입 시점에 맞춰 복귀가 예상됐던 이명기. 하지만 희소식이 들려왔다.

이명기가 수비와 타격훈련에 돌입한 것. 20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김기태 KIA 감독은 "이명기가 연습경기에서 한 타석씩 들어서고 있다. 수비 연습도 하고 있다”라고 선수의 근황을 알렸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실전 대비 훈련을 전혀 할 수 없었던 상황에 비한다면 크게 호전된 것. 이명기의 복귀 시점이 포스트시즌이 아닌 정규리그 종반일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명기의 이른 복귀는 쉽게 1위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KIA에게 무척 든든함으로 다가올 전망. 지난 17일 광주 kt전에서 종아리 근육통을 호소했던 버나디나도 20일 SK전을 기점으로 서서히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이명기만 돌아온다면 KIA는 부상자 없이 완성체로 잔여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임할 수 있다.게다가 이명기의 복귀는 다른 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쉽게 말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 현재는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지만, 한 때 리그 최고의 9번 타자로 통하는 김선빈을 다시 원래 자리로 배치 할 수 있게 된다. 김기태 감독도 바라고 있는 그림이다.

김 감독은 “김선빈을 1번 타자로 쓰면 좋겠지만, 이명기가 있을 때는 그를 9번 타자로 쓰며 체력을 안배 할 수 있었다. 초반에도 김선빈을 리드오프로 기용해 보고자 했지만, 그가 올시즌 큰 부상 없이 잘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이명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이명기가 리드오프를 맡고 김선빈이 9번 타자로 복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 라인업이라는 설명. 김선빈 본인도 리드오프 보다는 9번 타자가 훨씬 편하다고 밝힌 바 있다.그렇다면 정확한 복귀 시점은 언제쯤일까.

일단 김 감독은 여느 때처럼 확답을 주지 않았다. 그는 “계속 보고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정확히 언제 복귀할 것이라 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훈련을 진행 중이니 곧 돌아오지 않겠나”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감독은 확답을 피했지만 이명기는 약간의 힌트를 남겼다. 같은 날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이명기는 “개인적으로는 다음 주 내 복귀를 목표로 삼고 훈련 중이다”라고 답했다.

선수의 발언을 토대로 추측해 본다면 오는 26일 광주 LG전 복귀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구단과 선수 모두가 신중을 기하고자 노력하는 만큼 오는 28,29일 대전에서 펼쳐지는 한화와의 원정 2연전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